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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윤형렬 "원래 저음? 난 고음이 편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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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어 초연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윤형렬(30)이 4년 여 만에 같은 무대로 돌아온다. 뮤지컬 데뷔작인 이 작품을 발판 삼아 정상의 뮤지컬 배우로 성장한 그는 "이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 콰지모도 열연…서곡만 들어도 전율

지난달 막 내린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에 이어 휴식 없이 연습에 들어간 윤형렬은 "오랜 만에 합류했는데도 낯설지가 않다. 몸이 당시 연기를 기억해서 동선을 따라 저절로 움직여진다"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에서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향해 헌신적이고 안타까운 사랑을 선보이는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 역을 연기한다. 2007년 한국어 초연 당시 미남인 얼굴을 감추고 꼽추로 완벽히 변신한 그는 실감나는 연기와 독특하면서 매력적인 저음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예전 스태프들을 오랜 만에 다시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고,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났죠. 특히 이 뮤지컬은 인생의 전환점이 된 작품이에요. 출연하기 전까진 힘든 시기를 보냈죠. 그래서인지 지금도 서곡만 들어도 전율이 일고, 감정이 울컥해요. 이번엔 더욱 노련해지고 진실한 연기를 펼칠 각오입니다."


   
 
# 가수 출신…배우로 승승장구

이 작품을 계기로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졌다고 털어놨다. 가수 출신으로 2003년 유재하 가요제에서 은상을 받은 후 정규 앨범까지 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노트르담…' 출연 후 '모차르트' '햄릿' '두 도시 이야기' 등 굵직한 작품에서 주연을 도맡으며 배우로서 승승장구했다.

"가수로 활동할 때는 너무 무대에 서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어요. 앨범도 창고에 박혀 재고 신세가 됐죠. 지금은 배고픔 없이 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답니다."

잘생긴 외모를 감추고 전혀 다른 콰지모도에 몰입해 연기할 수 있었던 것도 힘든 경험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수록곡 중 '불공평한 이 세상'을 부를 때마다 눈물이 난다. 자신의 불행에 대해 신을 원망하는 내용인데, 나를 포함해 누구나 열등감과 같은 마음의 장애를 가지고 살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허스키 목소리 장점이자 단점

27일 블루스퀘어 무대에서 공연할 첫 무대를 앞두고 목소리와 분장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힘들었던 작품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예전에 연기할 당시 무거운 석고 머리 분장을 달고 살았고, 목소리를 저음으로 내기 위해 늘 목이 쉬곤 했다.

"허스키하고 굵은 목소리는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아요. 나만의 색은 확실한 반면, 울리게 들려서 답답하기도 해요. 그런데 실제 목소리는 콰지모도 같은 저음은 아니에요. 오히려 고음이 편한 목소리죠. 콰지모도 역 이후로 계속 저음의 배역만 들어오더라고요. 하하하."

'노트르담…'을 마친 후에는 윤형렬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특유의 이미지를 벗고 싶다고 했다. 그게 배우의 의무이자 특권이라고 생각해서다. "아직 제가 가장 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관객에게 보여주지 못했어요. 다음에 팝 뮤지컬이나 현대극에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디자인/김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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