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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슈진단] '영원한 1등' 없는 IT업계…국내 포털 흥망성쇠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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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붉은 꽃은 없다(花無十日紅).

최근 싸이월드의 SK커뮤니케이션즈 분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IT업계는 연말을 앞두고 더욱 쓸쓸한 분위기다. '올 것이 왔다'란 인식도 있지만 토종 SNS가 수익을 내지 못해 불미스럽게 쫓겨난다는 사실에 뒤숭숭하다. 싸이월드는 '영원한 1등은 없다'란 명제를 강조한 셈이다.

IT업계는 바람 잘 날 없다. 포털의 역사를 짚어보면 1990년 중반 우리나라 초기 포털 시장은 야후를 중심으로 한 라이코스,알타비스타 등 해외 검색 엔진의 독무대였다. 야후와 라이코스가 유명 연예인을 기용한 TV 광고는 매번 큰 화제를 모았다. 국내 포털 다음,엠파스,심마니,한미르의 점유율은 미미했다. 그러던 중 다음이 한메일과 카페 기능으로 1990년대 후반 시장을 주도해 간다. 해외 포털과 달리 국내 사용자들에게 특화된 콘텐츠가 장점이었다. e메일 계정을 무료로 넉넉하게 제공하는 한메일과 가상의 모임 공간 카페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도 '카페 때문에 다음을 쓴다'는 이용자가 많을 정도다.

네이버는 1999년 출범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다 2002년 가을 '지식인'이란 문답형 서비스로 대세를 뒤집는다. 신변잡기부터 전문 지식까지 네티즌끼리 해결하는 형식에 신규 가입자가 봇물을 이룬다. 다음의 악재도 네이버의 호재로 작용했다. 다음의 스팸메일 규제 정책은 정상 e메일의 송수신 장애를 불러 네이버 e메일로 이용자가 대거 이탈했다. 2004년 다음은 네이버의 '카페' 명칭 사용 금지를 위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2006년 국내 포털 시장 점유율 60%를 뚫은 네이버는 2007년 70%를 넘어선 이래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형님들'을 추격하는데 성공한 '아우' 네이버는 시장 점유율 78%까지 기록하는 빛과 함께 '갑을 논란' 그림자도 남겼다.

현재 네이버는 구글을 경계한다. 구글의 국내 포털 점유율은 4%대에 그치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글로벌 지도 검색 등은 내수 시장 위주의 네이버가 따라갈 수 없는 분야다. 익명의 네이버 관계자는 "구글의 지도 검색과 보유 데이터베이스 규모는 엄두를 낼 수 없을 정도"라면서 "현재 1위 타이틀에 언제까지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네이버는 다시 한번 붉은 꽃을 피울 수 있을까. IT업계 관전이 더욱 흥미롭다. /장윤희기자 unique@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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