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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이슈진단] 환율 세자릿수 진입하나…원화 강세 당분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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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 장중 1010원선 붕괴/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2일 1010원대가 붕괴되면서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2.5원 내린 달러당 1009.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이 101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8년 7월 29일(1008.8원)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긴박해진 외환당국은 달러당 1010원선이 무너지자마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실무자 공동 명의로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저지를 못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되고 있는데다가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도마저 높아진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환율 하락세가 얼마나 장기화 되느냐다.

향후 원화 강세의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다. 세자릿수 환율이 임박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올해 하반기에는 환율이 980~1000원선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외환시장의 심리와 정부의 시장 개입 의지 등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향후 환율의 1010원선 지지여부는 외환당국의 개입 의지가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면 5원 단위로 심리적 지지선이 계속해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수급 여건으로만 보면, 정부가 환율 하락을 용인한다고 했을 때 환율이 9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면서 "수급이 아니라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3분기 환율 전망치를 기존 1125원에서 1020원으로, 4분기 전망치는 기존 1125원에서 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1분기와 2분기 환율 전망치도 각각 980원, 960원으로 낮춰 잡았다.

반면 환율이 세자릿수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달러당 900원대의 세자릿수 환율은 지난 2008년 7월 11일 이후 단 한 번도 도달하지 않은 영역이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한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경제 활동이 약화됐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한국은행의 입장도 완화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3개월 내 환율 전망을 1030원으로 내놓았다.

그는 "당초 경상수지 흑자 지속과 한은의 매파적인 입장을 고려해 원화가 단기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경기 상황과 한은의 입장이 다소 변한 것을 고려하면 환율이 지금보다 더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은 무역수지의 29개월 연속 흑자 행진 등으로 수철업체들이 달러 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원화가 절상 압력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하반기 미국이 통화정책 변화를 통해 출구전략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면 원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당국이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환율을 상승(원화가치 절상) 반전시키는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또 일각에선 불거진 내년 1000원선 붕괴를 말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식시장은 환율보다 수출 개선세가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수출 환경이 좋아지면서 원화 강세가 나타난다면 증시에 악재는 아니다"라며 "다만 국내 경상수지가 수년째 불황형 흑자를 보이고 있으므로 이 부분이 수출 증가에 따른 흑자로 돌아서는 움직임이 나타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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