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지(29)에게 올 가을은 가장
바쁘고 운도 따르는 시기다. 지난달 31일 KBS2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과 연극 '클로저'를 동시에 선보였는데, 둘 다 초반부터 순항
중이다. 그는 "체력적으로 힘들어 홍삼을 먹으며 버티고 있지만, 같은 날 신고식을 잘 치러 행복하다"면서 특유의 선한 미소로 활짝
웃었다.
# 왕가네 셋째 딸 '내숭제로' 캐릭터 연기 행복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은 왕가네 셋째딸 왕광박이다.
내숭 없고 똑 부러진 소리도 곧잘 해 바람 잘날 없는 왕가네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내지만, 작가의 꿈을 안고 교사직을 그만둔 후 집안의
골칫덩이로 전락하는 인물이다.
시청률은 이미 방영 2회 만에 20%를 돌파했다. "지금도 감사하지만 감히 더 욕심을 내고 싶다.
'왕가네…'에 한번 빠지면 모든 게 재미난 에피소드로 다가올 것"이라면서 "다들 잘 하니 이젠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작품에 자신있어하면서
스스로는 겸손해했다.
왕가네 식구들의 독특한 이름이 특히 재밌다. 광박의 언니는 수박(오현경)·호박(이태란)이고, 남동생은
대박(최원홍)이다. 배우들 중 가장 늦게 투입이 됐다는 이윤지는 "광났다"는 말로 광박으로 합류한 기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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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의
왕광박 | "오현경·이태란 선배는 근사한 언니들이에요. 실제로 언니가 없기 때문에 대기실에서
언니들의 보살핌을 받을때면 마음이 간질거리죠. 광박이가 식구들을 챙기고 꿈을 찾아가고 또 서툰 사랑을 겪는 동안 좌충우돌하겠지만, 앞으로 펼쳐질
성장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답니다."
특히 광박이 자칭 대표 선수남인 '나쁜 남자' 최상남(한주완)에게 취재를 빌미로 접근해 티격태격
로맨스를 펼쳐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벌써부터 각자의 이름을 한 자 씩 딴 '상박' 커플이라는 애칭도 생겼다.
"한주완 씨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도 편안한 느낌이었어요. 생일이 한 달 정도 차이 나서 더욱 친구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장면을 함께 고민하고 서로 도와주곤
하죠. 앞으로도 시청자분들께서 우리 '상박'을 많이 사랑해주시도록 으샤으샤 열심히 할께요."
# 2년 전부터 출연 꿈 꾼
뉴욕배경 연극 '클로저'
기분 좋게 드라마를 촬영하는 까닭에 무대에 와도 즐거운 에너지가 이어진다. "시청률이 잘 나와서 마음이
홀가분하고, 선배들이 광박이라고 불러주는 것도 기뻐요. 그래도 폐 끼치지 않게 캐릭터 전환을 잘 해야한다고 늘
생각해요."
드라마에선 상큼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지만 무대에 올라가면 가슴 아픈 사랑을 펼친다. 부고 전문 기자 댄과 첫 눈에
사랑에 빠지는 뉴욕 출신 스트리퍼 앨리스를 열연 중이다.
"앨리스는 순수하면서 열정적인 사랑을 하는 여성이에요. 나도 그처럼 첫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한 눈에 반한 경험이 있죠. 물론 이번 드라마에서나 연극에서나 상대역이 나쁜 남자 기질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니 매력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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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클로저'의 앨리스 | 이 작품에 참여한
건 같은 소속사의 문근영이 계기가 됐다. 2년 전 연극 데뷔작인 '프루프'를 하는 시기에 문근영이 앨리스로 참여한 '클로저'의 대본을 봤고,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품으니 늦더라고 기회가 찾아오더라. 당시 근영이가 출연한 '클로저'를 봐서 이번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 연극을 하게 되면서 무대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연극을 끝내고 집에 가도 에너지가 넘치는
느낌이에요. 선배들이 늘상 말하던 무대의 에너지를 요즘에서야 피부로 느끼고 있죠. 벌써 다음 연극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난답니다."/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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