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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통3사 '갤노트7' 교환·환불 첫날 '한산'…"교체할 폰 마땅찮아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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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SK텔레콤 직영점에서 직원들이 고객 응대를 받고 있다. / 김나인 기자

"아직까지는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 

단종이 결정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에 대한 교환과 환불(개통 철회)이 시작되는 첫 날인 13일 이동통신사 대리점 및 판매점들은 오전 10시 전산 시스템 개통 시간에 맞춰 본격적인 교환·환불 작업을 시작했다.

13일 일선 판매점을 들러본 결과, 구매자들의 문의는 이어졌지만 상당수 고객은 갤럭시노트7을 대체할 만한 제품을 찾지 못해 교환과 환불을 미뤄 막상 일선 매장 분위기는 고요했다. 

이날 오후 1시,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SK텔레콤 매장에는 갤노트7과 무관한 고객 몇 명이 제품을 살펴보는 것 이외에는 다소 한산했다.

매장 직원은 "오전에 1명의 고객이 갤노트7 교환과 관련, 방문한 이후 아직까지 환불과 교환을 원하는 방문객은 없다"며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방문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전화로 문의하는 고객은 많지만, 막상 매장을 방문해 교환·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는 것. 연말까지 시간이 넉넉한 만큼 고객들이 충분히 고민을 하고 교환이나 환불을 선택하지 않겠냐는 게 매장 직원의 설명이다. 명확한 환불 지침이 발표되지 않은 것도 고객들이 상황을 지켜보는데 한 몫 했다.

다른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광화문 KT올레스퀘어 직영점도 매장이 한산하기는 마찬가지. 이날 오후 4시 30분 경을 기준으로 교환·환불 고객은 한 명도 매장에 방문하지 않았다. 다만 전화 상으로는 끊임없이 문의가 이어졌다.

매장 관계자는 "12월 말까지 변경이 가능해 차분히 교환 기기를 생각하고 있는 고객이 많다"며 "어떤 기기를 바꿔야 좋을지 문의하는 고객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 한 통신사 직영점에는 지난 12일 출시된 SK텔레콤의 '루나S'가 갤럭시노트7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일선 유통점에서는 아이폰7 예약판매를 크게 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 김나인 기자

갤럭시노트7을 대체할 만한 스마트폰이 없다는 것도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대화면과 S펜 필기 등 갤럭시노트7의 강점을 보고 기기를 고른 얼리어답터들의 눈을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셈이다. 

강남역에 위치한 한 이통사 대리점서 만난 김연정(24)씨는 "제품 교환을 하려고 대리점에 왔는데 막상 다른 스마트폰이 눈에 안 들어와 망설여진다"며 "사후 문제 때문에 교환은 해야겠는데 옛날 스마트폰으로 바꾸기도 아깝고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첫날보다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 예약판매가 시작되는 14일에 일선 유통점이 붐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이통사 매장 관계자는 "아이폰7의 경우는 고객들의 문의가 최근 이어지고 있다"며 "갤럭시S7에 대한 수요도 꽤 있는데 V20은 오히려 찾는 고객이 없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는 14일 전국 대리점과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아이폰7에 대한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 

실제로 대다수 휴대폰 유통점들은 갤럭시노트7 포스터가 붙어 있던 자리에 아이폰7 예약가입자 모입 안내 홍보 포스터를 붙여놓고 예약판매에 주력하고 있었다. 

이 매장 직원은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통신비 3만원의 혜택을 보고 갤럭시로 교환하는 고객이 있냐는 질문에는 "3만원 혜택보다는 딱히 선택할 단말이 없으니 갤럭시 모델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노트7을 자사 신형 스마트폰으로 교환하는 고객에게 3만원 상당의 쿠폰과 통신비 7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매장에서는 위약금 면제 등과 사은품 반납 등을 두고 혼선도 일어났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장에 문의를 하니 사은품으로 받은 '기어S'를 다시 반납해야 한다고 들어 어떻게 하라는지 모르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첫 날이라 일선 대리점에 지침 사항의 전달에 혼선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지침과 대응방법을 마련해 소비자 편의를 우선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동통신 3사는 갤노트7을 개통취소(환불)한 후 번호이동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현행법상 3개월 이내 번호이동이 금지돼 있지만,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이통 3사와 미래창조과학부가 협의한 결과다. 기존 번호를 유지하면서 통신사를 옮길 수도 있고, 새 번호를 받을 수도 있다. 공시지원금 위약금과 선택약정(요금할인) 반환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 교환과 환불은 연말까지 최초 구매한 매장에서 진행되며 살 때 받았던 기어핏2 등 사은품은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갤럭시노트7은 약 45만대로 추정된다. 교환되지 못한 기존 물량까지 더하면 약 5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교환 및 개통 취소로 인해 유통점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별도 업무지침을 마련했다"며 "소정의 처리 비용을 지원해 유통점의 고충을 분담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동통신사가 갤럭시노트7 고객이 해지하고 번호이동을 할 경우 이미 지급했던 장려금을 회수하려 한다"며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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