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연예

[인터뷰] 뮤지컬 뜨는 별 손승원 "헤드윅 캐스팅 전화 장난인줄"

반응형

 
 
뮤지컬 스타 사관학교로 불리는 뮤지컬 '헤드윅'이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데뷔 5년차 뮤지컬배우 손승원이다. 다음달 8일 백암아트홀에서 막을 올리는 여덟 번째 시즌에서 역대 최연소로 헤드윅 역에 발탁돼 조승우·송창의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 데뷔 5년차…조승우·송창의와 나란히

2009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한 후 '쓰릴 미'(2011), '밀당의 탄생'(2012), '트레이스 유'(2013)에서 잇따라 주인공을 맡은 무서운 신예다. 그리고 단 네 작품 만에 내로라할 스타들이 거쳐간 대형 뮤지컬의 주인공 자리까지 꿰찼다. 이지나 연출가가 그를 조승우·송창의와 함께 트리플 캐스팅으로 전격 발탁했다.

"처음에 제의가 왔을 때 장난전화인 줄 알았어요. 아직 어리고 경험도 없는데, 큰 배역을 쟁쟁한 선배들과 나란히 하게 되니까요. 부담이 커서 바로 결정하지 못하고 일주일을 고민하다가 비교를 당하더라도 선배들에게 배울 점이 많고, 언제 또 올지 모르는 기회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죠."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트랜스젠더 록가수 헤드윅이 그의 남편 이츠학, 록 밴드 앵그리인치와 함께 펼치는 콘서트 형식이다. 조승우와 송창의가 각각 6년과 3년 만에 헤드윅으로 복귀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두 형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만났는데 알고 보니 각각 계원예고와 서울예대 선배였어요. 연습 때 어디까지 했냐고 물어보면서 검사를 해주는 등 잘 챙겨주세요. 또 어릴 때 큰 작품을 해보는 건 좋은 기회고, 내 나이 때는 무대에서 무엇을 해도 통한다고 자신감도 북돋워줘서 즐겁게 준비하고 있답니다."

# 나만의 색깔 입히는 영리한 배우

작품을 할 때마다 자신감 있게 배역에 자신의 색깔을 확고하게 입히는 영리한 배우다. 이런 점이 짧은 시간 안에 주연으로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됐다. 관객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배역과 다른 모습에 처음엔 선입견을 가졌지만 나중엔 오히려 인정하고 더 좋아했다.

이번에도 연륜 있는 트랜스젠더를 그려낼 조승우·송창의와는 다른 모습의 헤드윅을 만들어가기로 했다. 그는 "납득할 만한 내 색깔을 찾기 위해 형들과 반대로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야 관객도 좋아해줄 것 같다"면서 "어린 나이를 장점으로 삼아 풋풋하고 꾸미지 않은 헤드윅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변에서 걱정과 우려를 많이 하는데, 기대감을 안고 와서 배우 손승원 매력을 알아봐주면 좋겠어요. 선배들의 실력을 따라갈 순 없겠지만 이런 배우도 있다는 것을요."

# 외모와 달리 실제론 '상남자' 스타일

트랜스젠더 역에 걸맞은 예쁜 외모가 돋보인다. 풋풋하고 곱상한 외모로 '뮤지컬계의 송중기'로 불리는 그에게 스태프들도 "세 명의 헤드윅 중에 가장 예쁠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나 손승원은 역대 가장 예쁜 헤드윅을 묻는 질문에 "김다현·김재욱 선배가 예쁘더라. 송창의 형도 예쁘다"면서 웃었다.

물론 헤드윅 연기가 외모나 자신감만으로 되는 건 아니었다. 남자인데 여자로 살아가는 아픔, 남자와의 사랑 등 트랜스젠더의 삶을 공감하기가 쉽지 않아 세밀한 감정 표현을 위해 많은 공부를 해야 했다.

"이번 배역을 맡으면서 트랜스젠더와 미국 동성애 로커들의 자료를 많이 찾아봤어요. 말투와 손짓 등 습관을 여성스럽게 바꾸고 있고, 주변 남자들을 보면 매력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죠. 하하하. 얼마 전에는 이태원 트랜스젠더 바도 찾아봤는데 안타깝게도 입구에서 제지당해 들어가지 못했답니다."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앞서 '쓰릴 미' '트레이스 유'에서 동성애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그는 "비슷한 배역을 계속하니 누군가는 '정체성이 변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도 했다"면서도 "그러나 실제의 나는 '상남자' 스타일이다. 나이가 조금 더 들면 남자다운 역이나 악역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배역 욕심을 드러냈다.

/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사진/서보형(라운드테이블)·디자인/박선영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