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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임호 "청개구리 아들의 사모곡 공감될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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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자식 낳아 키워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고 하는데, 그건 사극 전문 연기자로 낯익은 임호(43)도 예외가 아닌 듯 했다.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선녀씨 이야기'(16일~다음달 15일·대학로뮤지컬센터)를 데뷔 20년 만의 연극 첫 도전작으로 선택한 것도 얼마 전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영향이 커 보였다. 개막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그는 "마치 내 이야기같다"면서 차분한 표정으로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했다.



# 남성관객 눈물 쏙 빼는 작품

이 연극은 가출한 지 15년 만에 집으로 돌아와 영정 사진 앞에 선 아들 종우의 시선에서 바라본 어머니 선녀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경남 거제에서 활동하는 극단 예도가 지난해 열린 제30회 전국연극제에 선보여 대상(대통령상)을 포함해 5관왕을 수상한 수작이다.

임호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야 그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무심한 아들 종우 역을 진선규와 번갈아 맡아 관객의 눈시울을 적실 예정이다. 평생 남편과 삼남매를 뒷바라지한 어머니를 이재은과 고수희가 각각 젊은 선녀와 노모 선녀 2인1역으로 각각 연기한다.

대본을 보고 감동을 받아 출연을 금세 결정했다는 그는 "(내가 출연한) 드라마 '대장금'이 80개국 이상에 수출됐지만 이 연극이야말로 전 세계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서 "남성 관객이 보면 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완성도에 자신 있어 했다.



# 부모되니 부모마음 알 것 같다

임호 역시 이 작품을 연습하면서 울컥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다행히 극중 배역처럼 평생 속 썩인 청개구리 아들은 아니었지만, 늘 마음 한 구석에 어머니를 향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아들이란 어머니에게 항상 죄송한 존재인데, 연예인을 아들로 둔 어머니는 더욱 피곤하고 힘들어요. 일상적인 삶이 아니므로 가족에게 시간을 할애하지 잘 못하니까요. 남편이 작가(임충)인데 아들까지 연예인이라 평생 뒷바라지만 하셨죠. 어머니들은 연세가 드시면 남편보다 아들에게 의지한다는데 죄송할 따름이죠."

2010년 11세 연하의 디자이너 윤정희 씨와 결혼해 이듬해 첫 딸에 이어, 올해 초 둘째로 아들을 얻는 그는 특히 "부모 마음은 부모가 돼 봐야 아는 것 같다"면서 결혼 후에야 어머니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 아내의 존재 내게 큰 힘

결혼을 하면서 부모를 대하는 마음뿐 아니라 작품을 선택하는 눈도 달라졌다. 지난해 출연한 뮤지컬 '부활 : 더 골든 데이즈'에 이어 이번 연극까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걸 즐기게 됐다. 23일 시작할 MBC 예능 프로그램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를 통해 다이빙에도 도전한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는데 가정을 꾸리고 안정되고 나서야 실행하게 됐어요. 부모님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셨지만, 아내의 존재가 큰 의지가 됐죠.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이 왔을 때 선뜻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해줬어요."

연극과 다이빙 연습을 병행하느라 3주째 아내와 자녀의 잠자는 얼굴만 볼 정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적지 않다. 며칠 전에는 다이빙 연습을 하다 부상을 입어 다이빙대만 올라도 다리가 후들거린다고 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기대되고 떨리는 시기에요.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 도망가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요. 그러나 평소 지구력과 인내심이 좋은 편이라 잘 버티고 있죠. 아마 작품을 올려놓고 나면 괜찮아 질 거라고 생각해요. 일단 도전한 만큼 그 앞에 어떤 길이 있더라도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고 싶어요."

/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사진/서보형(라운드테이블)·디자인/김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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