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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재계 2위 현대차그룹, 임원 급여 10%자진삭감 등 비상경영 돌입…재계 전체 확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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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한국경제를 이끄는 양대산맥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상무급 이상 임원들의 임금을 자진 삭감키로 합의하면서 위기 돌파에 적극 나섰다.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최근 상무급 이상 임원 1000여명의 월급을 10% 줄이고, 내년 12월까지 이 같은 임금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물론 현대차그룹 모든 임원이 대상이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급여 삭감에 나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이후 7년여만이다.

올해 국내 산업계가 국내외 경기 침체로 수출 부진과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움직임은 재계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임금을 자발적으로 깎은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시장 위축 등으로 심화되고 있는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3·4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현대차는 최근 노조의 장기파업과 내수시장 위축으로 연간 판매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여기에 지난 3년간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등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성장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현대차는 최근 3년간 성장률이 뒷걸음질쳤다. 지난 2013년 연간 영업이익 8조3155억원, 2014년 7조5500억원, 2015년 6조3579억원으로 매년 수익성이 떨어졌고,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조9994억원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이 같은 요인으로 국내영업본부장을 맡았던 곽진 부사장은 지난 14일 자문으로 위촉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 2013년 연간 영업이익 3조1771억원, 2014년 2조5725억원, 2015년 2조3543억원으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조5878억원이 예상되면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할 전망이지만, 올해 기아차 노사 임금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최근 3년간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산업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판매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위기의 심각성은 당장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며 "모든 임직원이 경각심을 갖고 구조적인 위기에 대응해나갈 수밖에 없다. 그런 취지에서 임원부터 임금을 자진 삭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계는 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이 임원 임금 삭감에 나서면서 다른 기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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