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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정웅인 "연민가는 살인범 절제연기 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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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7년 만에 첫 악역 드라마 캐스팅 막차 타…동네분 저보고 줄행랑



인기 리에 막 내린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마친 정웅인(42)은 기분이 무척 좋은지 할 말이 많아 보였다. 극중에서는 연쇄살인범 민준국 역을 맡아 목격자들에게 섬뜩한 눈빛을 쏘며 "말하면 죽일거다"라고 협박했지만, 화면 밖으로 나오자 '폭풍 수다'를 쏟아내며 깔깔댔다. 데뷔 17년 만에 처음 맡은 악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그를 5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점도 기쁘지만, 연기력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연기 쩔어' '심장이 쫄깃해진다'와 같은 네티즌들의 자극적인(?) 댓글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민준국 잘 생겼다'라는 말을 해줬다.



- '말하면 죽일거다' '아일 비 데어' 등 민준국의 대사 패러디도 유행했다.

어제 TV를 보는데 KBS2 '개그콘서트'에서도 나오더라. 지금까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될 줄은 몰랐다. 인터넷의 파급 효과를 처음 느꼈다.



- 사실 뒤늦게 투입됐다고 들었다.

막차를 타는 게 내 캐스팅 인생같다. 영화 '전설의 주먹'을 마친 후 캐스팅이 잘 되지 않아 통장에 잔고가 없어질 때였다. 종영 후 조수원 PD에게 캐스팅 이유를 물었더니 '전설의 주먹'에 나온 내 모습을 보고 제의했다고 하더라.



- 악역인데도 호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예전에 악역을 하면 어르신들한테 뒷통수 맞기 일쑤였다는데 민준국은 사연이 있고 이미지가 강렬해서 사랑받은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정말 열심히 했다. 악역을 악역처럼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통한 것 같다.



- 배역에 공감이 갔나.

의사도 경찰도 아무도 말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살인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민준국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다. 나 역시 민준국처럼 자식과 부모가 죽으면 복수하고 싶어질 것 같다.



- 주위 반응은 어떤가.

딸이 셋인데 첫째와 둘째가 다른 때와 달리 드라마 보는 걸 무서워해서 피는 설탕물이고, 쇠파이프는 휘어지는 고무라고 친절히 설명해줬다. 동네 분들은 지하 주차장이나 엘리베이터 근처에서 만나면 잘 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도망가더라. 극중 손이 잘려나와서 내 손부터 보는 분들도 있었다. 그런 반응들이 재밌었다.



- 민준국이 무기징역을 받은 결말에 대한 생각은.

실은 민준국이 옥상에서 떨어진 후 병원에서 유서를 써놓고 자살할 줄 알았다. 그러나 작가님은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민준국이므로 그가 반성하는 모습으로 끝나는 해피엔딩을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 제목처럼 누군가의 마음을 읽고 싶나.

그러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를 꼽아야 한다면 와이프다. 그래야 편할 것 같다. 반대로 아이들이 내 마음을 읽어줬으면 좋겠다. 난 바쁠 때만 빼고 괜찮은 아빠다. 아이들과 함께 캠핑을 다니고 유치원에도 데려다 준다.



- 주로 함께 호흡을 맞춘 이종석은 어땠나.

연기를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내 목을 조르는데 정말 세게 하더라. 하하하. 연기를 영민하게 잘 해서 박수 쳐주고 싶다.



- 이제서야 악역을 하게 된 이유는.

늘 악역에 대한 갈증은 있었다. 내 얼굴이 마냥 코믹스럽지만은 않다. 웃지 않고 위로 치켜 뜨면 재밌는 눈은 아닌데 왜 몰라줄까라고 생각했다. 아마 기존 이미지 때문에 제작진이 과감히 캐스팅하지 못했을 거다.



- 데뷔 17년 만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대치가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사람들에게 '정웅인이 나오는 드라마가 오늘 하지 않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이번에 초석을 다졌다고 생각한다. 모범적으로 꾸준히 연기해보겠다.



- 차기작 계획은.

14일 방영될 KBS2 '드라마 스페셜-해피! 로즈데이'로 다시 인사 드린다. 가정이 있는데 다른 여자에게 마음 뺏기는 역할로, 원더걸스의 소희와 호흡을 맞춘다. 원더걸스 팬들에게 욕 먹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이후 작품은 드라마에서 또 악역을 하게 됐다. 올해는 악역의 해로 삼기로 했다. /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사진/서보형(라운드테이블)·디자인/김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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