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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조성준의 칸 리포트]伊 미녀배우 발레리아 골리노의 감독 데뷔작 '밀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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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레'의 한 장면

우리에게 '레인맨'과 '못 말리는 비행사'로 낯익은 이탈리아 미녀배우 발레리아 골리노가 자신의 감독 데뷔작인 '밀레'를 들고 제66회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왔다.

이탈리아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개막 사흘째인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드뷔시 극장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렌느(자스민 트린카)란 이름의 30대 여성이 병 든 사람들의 안락사를 돕는 일로 돈을 벌던 중 "건강할 때 스스로 죽고 싶다"며 찾아온 칠순 노인 그리말디(카를로 세치)을 만나면서부터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분위기는 무척 서정적이면서도 매우 건조하다. 중성적인 느낌의 주인공은 의뢰인과 의사 남자친구를 만날 때의 모습이 극와 극으로 전혀 다른데, 남자친구 앞에서만 여성성을 드러낼 뿐 의뢰인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겐 아주 사무적이고 냉랭하기만 하다.

음지에서 '죽음의 전도사'로 몰래 일하는 자신에게 스스로 만족하던 모습은 시간이 흐를수록 회의적으로 바뀌어 가고, 마침내 중단을 결심하는 과정이 담담하고 차분하게 그려진다. 일반적인 여성 감독들의 단점으로 여겨지는 '감정의 과잉'을 극도로 자제하는 솜씨가 훌륭하지만, 때론 그것이 너무 지나쳐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발레리아 골리노 감독

배우로 모두 여섯 차례나 칸을 찾았던 골리노는 "선배 감독으론 페데리코 펠리니와 파졸리니, 프랑소와 트뤼포와 마틴 스콜세지 등을 좋아하고 이들을 닮고 싶다"며 "그렇지만 당분간은 연출 계획이 없다. 올 여름과 겨울에 두 편의 출연작이 각각 개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칸=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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