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뭘 봐야 할 지, 뭘 들어야 할 지 고민된다고요? 이번주부터 신설되는 '조성준·유순호기자의 톡!톡!신작'에서 해답을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휴일에 즐길 만한 영화와 노래를 소개하고 분석하는 코너로, 두 기자의 다양한 의견과 감상평을 한데 모아 독자 여러분의 선택을 돕겠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조성준(이하 준) =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던 극장가가 살짝 가라앉았습니다. '지.아이.조 2' 정도를 제외하곤 뚜렷한 히트작이 보이지 않는데요.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괜찮은 영화를 골라보기 오히려 좋은 때입니다.
유순호(이하 호) = 이번 주말 개봉작들 가운데는 '런닝맨'과 '호스트'가 먼저 눈에 띄네요. '런닝맨'부터 훑어볼까요?
준 = 인파로 붐비는 종로와 청계천 등 서울의 도심에서 찍은 코믹 액션물이란 게 가장 차별화되는 요소죠. 그동안 액션과 거리가 멀었던 신하균이 대역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빌딩 추락 등 위험천만한 장면들을 직접 연기한 것도 무척 이채롭고요.
호 = 유혁(유재석)·멍지효(송지효)가 출연하는 SBS '런닝맨'과는 아주 무관하진 않아요. 낯익은 지형·지물 사이로 주인공들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니까요. '런닝맨' 시청자들만 다 봐준다면 흥행 성공은 따 놓은 당상이겠죠.
준 = 특히 눈길이 가는 장면은 마트용 카트를 이용한 액션인데요. 제작진이 장소 헌팅을 위해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가 일대에 돌아다니는 많은 카트를 보고 우연히 떠올렸다고 하네요. 누구나 한 번쯤 끌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리막길의 카트가 얼마나 짜릿한지 공감할 겁니다. 주말마다 마트에서 좀비처럼 힘없이 카트만 끌어대는 남성 가장들에겐 '일탈의 유혹'을 안겨줄 지도 모르겠어요.
호 = 예전에 정두홍 액션감독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액션 연기도 결국은 연기다. 연기 잘 하는 배우가 액션도 잘 한다"고요. 이번 작품으로 신하균은 활동 영역이 한층 넓어질 듯 싶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다채로운 액션 장면들이 하나 하나 떼어놓고 보면 참 괜찮은데, 나열하는 데서 그친다는 거죠. 3년전 개봉됐던 설경구 주연의 '해결사'를 봤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어요. 여하튼 군더더기가 없고 잔인하지 않은데다 부성애를 강조해, 남자들끼리 혹은 가족이 함께 보면 괜찮을 것같습니다.
준 = 작가 스테파니 메이어의 '남녀탐구생활'은 과연 어디까지 계속될까요. 전작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선 달달한 '삼각 밀당'에 집착하더니, '호스트'에선 한 몸 두 영혼의 소녀와 두 남자를 엮습니다. 사람 수는 세 명인데, 사각 관계가 되는 셈이죠.
호 = 영화의 내용은 꽤나 매끄럽게 흘러가기 때문에 쉽게 판타지에 빠져들 겁니다. 양다리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거예요. 따귀 맞기 딱 좋지만 그래도 "내 몸엔 두 영혼이 살기 때문이야"라고 한번 외쳐보세요.
준 = 말도 안 되는 설정이지만, 모든 게 허락되는(?) SF 판타지 로맨스 장르란 점을 감안한다면 용서가 가능해요. 1인2역을 열연한 시얼샤 로넌의 피어나는 매력이 참 볼 만합니다. 올해 열 아홉 살인데, '어톤먼트'와 '러블리 본즈' 때부터 기가 막히게 연기를 잘하는 여배우입니다. 상대역인 맥스 아이언스는 아버지 제레미 아이언스를 닮아 근사한 외모와 '기럭지'를 자랑합니다. 한 마디로 부전자전이죠. 세 남녀의 외모로만 비교하면 '트와일라잇'보다 낫다고 할 수 있어요. 배우들의 비주얼에 집착하는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가면 최소한 욕은 안 얻어먹을 만한 작품입니다./when·suno@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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