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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조PD "나의 삶 노랫말에 담았다 A-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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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디스의 원조 조PD(37)가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2년 만에 가수로 돌아왔다. 15년 전 욕설이 가득한 데뷔곡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청소년유해매체 딱지를 붙이고도 데뷔 앨범 '인 스타덤'으로 5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던 그가 한층 정돈되고 건전한 가사들로 채워진 미니앨범 '인 스타덤 V3.0'을 16일 발표한다. 제작자 겸 가수로 다시 돌아온 그의 속내와 변화를 들어봤다.


◆ 아이돌 블락비와 분쟁 성찰 계기

2009년 아이돌 그룹 블락비를 데뷔시키며 음반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올해 1월 전속 계약 분쟁에 휘말리며 제작자의 길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최근 8개월간의 법정 다툼을 끝내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미련은 없어요. 블락비나 저나 앞으로가 중요하죠. 애들이 어린 나이에 마음 고생을 많이 했고, 어쨌든 그들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테니 미안하고, 이제 고생을 끝내고 잘 됐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음악만 잘 만들면 좋은 제작자가 될 줄 알았던 그는 "블락비와는 고생했던 기억밖에 없다. 여러 면에서 미숙했고 하나씩 부딪히며 배웠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물론 큰 돈이 들었지만…"이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최근 2년간 제작에 몰두하며 가수로서의 삶을 잊고 지냈던 그는 "이번 분쟁을 겪으면서 다시 깨어나게 됐다. 가수로서 자고 있었던 내가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일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데뷔 앨범 '인 스타덤'과 2집 '인 스타덤 V2.0'의 연장선이죠. 초심으로 돌아가 세 번째 음악 전기를 펼치겠다는 뜻도 담겼고요. 10년만의 연작인 이번 앨범을 통해 제가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무슨 생각으로 살아가는지를 들려드리려 했죠."

작사·작곡·편곡을 포함한 앨범의 전 과정을 혼자 해냈던 지난 앨범과 달리 실력파 후배 프로듀서들에게 곡을 맡기고 자신은 노랫말만 썼다. 덕분에 앨범은 다양한 음악 스타일과 풍성한 사운드로 듣는 재미를 준다.

록 분위기의 기타 연주가 인상적인 '달라진 건 없어', R&B와 어쿠스틱 사운드가 결합한 '잇 워즈 어 베리 굿 이어', 이태원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메이드 인 이태원', 조PD에게 생소한 미디엄 템포 발라드 '이건 아니지 않나 싶어' 등 6곡을 앨범에 담았다.

표현이 순화되긴 했지만 6번 트랙인 '썩은 XXX3'에는 특유의 날선 랩을 담았다. 허세를 부리며 자신을 과시한다는 의미의 힙합 용어인 스웨그 문화를 비판한 곡이다.

"미국에서도 그렇고, 최근 3~4년 동안 힙합에 스웨그가 핵심 키워드가 됐어요. 물론 저도 한 때 좋아했지만 너무 한 가지 음악이 오래 가는 것 같은 지겨운 느낌이 들어요. 연구 좀 해서 다른 것 좀 해 보자고 꼬집는 곡이죠."

빅뱅의 지드래곤을 겨냥한 곡이 아니냐는 일부의 추측에 대해 그는 "절대 아니다. 나는 상상도 못했다"고 손사레를 치며 "예전에도 느꼈지만 지드래곤은 음악적으로 대견하다. 뮤지션에게 희망이 되는 박수받을 만한 캐릭터다"고 칭찬했다.

  
 

◆ 은퇴번복…꾸준한 모습 보여줄 것

힙합 1세대 스타로서 최근 후배 가수들의 디스전을 지켜본 소감은 남달랐을 것이다.

"강 건너 불 보듯 재미있게 관전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아티스트를 많이 알게 돼 좋았고요. 대중적으로 봤을 때는 수위가 높기는 하지만 힙합을 하는 사람으로서 좀 더 깊게 들어갔어도 재미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들었죠."

2년 전 급변하는 음악 환경에 이질감을 느끼며 가수 은퇴 선언을 했던 그는 "사실상 은퇴 번복이다. 가수든 프로듀서든 제작자든 앞으로 꾸준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직업인으로서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블락비를 떠나보낸 그는 다음달 또 다른 실력파 아이돌 그룹 탑독을 선보인다.

"굳이 형식적으로 표현하자면 아이돌이지만 멤버 각자 저마다의 막강한 실력을 지닌 전문가 집단에 가깝죠. 훌륭한 원석을 발견하는 게 제작자로서 가장 큰 보람이에요."/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사진/스타덤엔터테인먼트 제공·디자인/전석준


유순호 기자  suno@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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