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G화학 오창공장 근무자들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LG화학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규모는 12GWh에 달하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로 중국 남경 공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한국 연예인 방송 출연 금지,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한국 화장품 반품 등 중국의 광범위한 사드보복에 다양한 산업군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배터리 업계가 생존을 위한 활로 모색에 나섰다.
1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대해 점차 노골적인 규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 LG화학과 삼성SDI를 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업체에서 제외한데 이어 5차 심사 기준을 중국 내 연간 생산규모 8GWh로 늘릴 예정이다. LG화학과 삼성SDI의 중국 공장 생산규모는 각각 3GWh와 2.5GWh로 심사 기준이 크게 못 미친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생산량을 보유한 LG화학은 한국(오송공장 6GWh), 중국(난징 3GWh), 미국(홀랜드공장 2GWh) 등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폴란드에 연산 6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8GWh를 기준으로 내세운 것은 한국 기업들의 진입을 막겠다는 의미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중국 배터리 정보 서
비스 플랫폼 QD-LIB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LG화학과 삼성SDI의 중국 내 전지 출하량은 각각 133.7Mwh와 106.7Mwh에 그쳤다. QD-LIB은 삼성SDI와 LG화학이 2016년 중국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중국 배터리 기업 1, 2위인 BYD와 CATL의 배터리 출하량은 각각 3536.2Mwh, 3349.5Mwh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규제가 이어지자 한국 업체들은 중국 내 투자 계획을 철회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에 진출한 기업은 물론 중국 진출을 추진하던 곳도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정부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이 판매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한국 기업들의 배터리에 보조금을 끊어 불이익을 주겠다는 입장이 확고한 이상 추가 투자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정부의 속내를 알기 어렵다는 고충도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자체개발은 가능하지만 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수준"이라며 "자국 시장을 지키겠다는 의도인지 사드 보복이 목적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한국 기업에게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국에서 나온 기사도 중국 정부에 보고되는 것으로 안다"며 "기업명을 드러내고 비판하기는 무척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한국 기업들은 중국 내 생산량을 유럽 등 해외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폴란드에, 삼성SDI는 헝가리에 배터리 생산거점을 짓고 있다. 이 공장들을 중심으로 유럽 완성차 업체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부족한 물량은 중국 공장에서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배터리 사업에 대해 "생산해서 다른 지역에 팔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중국 내 합작법인 설립 대신 충남 서산 공장 증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현지 기업들의 제품을 OEM 형식으로 생산하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시장을 공략하더라도 중국 내 생산설비를 전량 활용하기는 어렵다"며 "이미 구축한 시설을 놀리는 대신 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 기업들의 제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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