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폰5를 사용하는 박상민(35) 씨는 새삼 'PC의 종말'이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이달 초 한컴이 내놓은 앱 '한컴오피스 iOS' 때문이다.
이 앱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한글 프로그램은 물론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인 '한셀',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 '한쇼'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물론 MS오피스의 비슷한 문서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박 씨는 "컴퓨터를 켤 일이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2=IPTV를 즐겨보는 보는 전업
주부 이연주(33) 씨는 요즘 초고속인터넷을 끊을 지를 고민 중이다. PC를 사용하지 않은 지 석 달이 지났기 때문.
이 씨는
"포털사이트는 물론 쇼핑, 은행, 기차 서비스 등 어지간한 건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한다. 다만 아이가 좋아하는 '뽀로로' '폴리' 방송을 보기
위해 아직 서비스를 해지하지는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PC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폰이 PC 영역을 야금야금
차지하면서 어느덧 컴퓨터는 소수의 전문가가 쓰는 기기로 전락하고 있다.
PC가 고전하는 배경은 한마디로 '불편함'에서 찾을 수
있다. 비슷한 성과·만족도 면에서 스마트폰이 낫다는 것이다.
특히 PC의 전유물이었던 쇼핑과 같은 돈거래, 문서 파일 등 업무에서
필수적인 생산성 관련 앱이 스마트폰에 장착되면서 컴퓨터에는 먼지만 쌓이고 있다.
컴퓨터가 진화를 멈춘 것도 빼놓을 수 없다. PC는
안정성, 대용량, 보안 등에서 비교우위가 있었으나 스마트폰의 추격을 못막고 있다.
대표적인 게 모바일 백신이다. 최근 이스트소프트는
안드로이드용 '알약'에 스미싱 차단 기능을 추가했다.
스미싱 차단은 스마트폰에 개인 정보 또는 금융정보 탈취 목적의 메시지가
도착하면 이를 바로 막는 것이다. 반면 PC는 여전히 연이은 해킹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8일 인터넷시장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안클릭의 조사 결과는 PC의 현 주소를 그대로 전달한다.
클릭 수에서 최상위에 올라있는 국내 포털 네이버, 다음, 네이트의
월별 순 방문자(UV), 페이지 뷰(PV), 평균 체류시간은 모바일 웹 서비스와 전용 앱이 나오기 전보다 대폭 줄었다.
3월
컴퓨터로 네이버를 방문한 사람이 둘러본 전체 페이지 뷰는 189억8000만 쪽으로 모바일 서비스 등장 직전인 2009년 5월의 242억6000만
쪽보다 21.8% 감소했다.
삼성전자 전문매장인 디지털 프라자의 운영 방식도 '모바일이 대세'임을 알게 한다.
이곳은
현재 '삼성 모바일' 샵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휴대전화, 태블릿PC, 카메라와 같은 모바일 상품만 취급할 뿐 컴퓨터, 노트북, 프린터 등은
찾기 어렵다.
국내 PC제조사 관계자는 "요즘 컴퓨터 광고 본 적이 있는가? 다들 태블릿 아니면 스마트폰 이야기만 한다. HP,
델과 같은 기업이 더 이상 뉴스가 되지 않는 현실이 무섭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