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10일 오후 2시 청년희망재단 멘토로 강단에 선 나영석 PD가 '삼시세끼 처럼 진솔함으로 승부하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나PD, 특강서 방송국 입사 준비 과정부터 취업 요령 등 조언
청희재단, 멘토링 서비스·명사 특강 등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 도와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을 뚫고 청년들이 모여 들었다. 날씨만큼이나 먹구름 낀 표정의 청년들. 멘토로 등장한 나영석 프로듀서(PD)의 진솔한 이야기와 실무적인 조언 속에 이들의 얼굴도 조금씩 펴졌다. 지난 10일 청년희망재단(이하 청희재단)의 멘토로 강단에 선 나 PD는 '삼시세끼처럼 진솔함으로 승부하라'를 주제로 강연했다.
나 PD는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등 인기 프로그램을 연출해 화제를 모았고, 수강 경쟁도 치열했다. 서서라도 강의를 듣게 해달라는 청년들이 많았다.
◆"나만의 방식 없으면 취업 어려워"
강의 시작 30분 전부터 좌석이 가득 찼다. 국내 유명 프로듀서인 나 PD가 강사로 나선데다 무료특강이라는 덤 때문에 이른 아침 지방에서부터 올라온 사람도 많았다.
나 PD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삼시세끼'의 탄생비화부터 제작진의 역할, 방송국 현황 등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했다. 유쾌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 끝에는 청년들의 취업 질문이 잇따랐다. 나 PD는 방송국 입사 준비 과정과 취업 요령 등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솔한 조언을 이어나갔다.
보통 언론사 준비생들은 시사·논술 공부를 비롯해 면접 준비까지 스터디 형식으로 여럿이 모여 한다. 하지만 나 PD는 이런 정보 공유를 '입사 패인(敗因)'으로 꼽았다.
- ▲ 지난 10일 오후 2시 청년희망재단 멘토로 강단에 선 PD가 '삼시세끼처럼 진솔함으로 승부하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방송국 입사 준비때 취업 준비 스터디에서 떠돌던 논술 주제가 시험 문제에 나온 적이 있다"면서 "나중에 인사 담당자에게 들은 얘기인데 당시 지원자 80%의 서두가 똑같았다고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어서 똑같은 사람이 돼 가고 있는 셈"이라며 "우리는 두려우니까 남들과 똑같은 기준이라도 맞추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부분도 필요하지만 나만의 무기가 없으면 어디든 들어가기 힘들다. '내가 저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을 뽑을까'라는 생각을 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PD는 "중요한 건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나만의 뭔가가 굳건하게 서 있어야 한다"며 "PD 인사 담당자도 너무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부담스러워 한다. 방송국도 어차피 조직이기 때문에 잘 적응할 것 같으면서도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나도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크게 없었다"면서도 "다만 잘하진 못해도 뒤떨어지진 않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저 그룹에 들어갔을 때 중간은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다면 해 볼 만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일 하려면 경력부터 쌓아야"
취업도 힘들지만 취업하고 나서도 힘들다는 것이 직장인의 생각이다. 기업의 구조 속에서 본인의 뜻을 펼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나 PD는 시간과 경력을 강조했다.
나 PD는 "사회 초년생이 제일 고민하는 것이 본인 머릿속의 청사진이다"며 "내가 원하는 걸 하려면 5년에서 10년 동안 쌓아온 커리어를 보여줘야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전작을 계속 성공했기 때문에 위험한 도전이었던 '꽃보다 할배'나 '삼시세끼'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선 충분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 지난 10일 청년들이 청년희망재단에서 열린 나영석PD의 멘토특강을 듣고 있다.
또한 나 PD는 선배가 원하는 인재상으로 '성실한 후배'를 꼽았다.
그는 "능력과 엄청난 운이 있어야 성공을 한다"면서도 "하지만 성공한 사람 중에서 성실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만큼 모든 일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나 PD는 "정말 중요한 것은 좋은 동료를 꼭 옆에 두는 것"이라며 "정말 믿고 의지하는 동료와 함께 있으면 좋은 씨앗이 퍼져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 특강을 들은 취업준비생 이효은씨(28)는 "다양한 분야를 접하고자 특강을 듣게 됐는데 재밌고 의미 있었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그러면서 "직무나 기업에 대해 잘 모르고 취업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업계 분야별로 직무 소개 등을 해주는 특강이 많이 개설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희재단 청년 일자리 도움 나서
이날 강의를 들으러 온 취업준비생들은 다양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충남 예산에서 온 김 모씨(34)는 외국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와 입국하자마자 바로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김 씨는 "나 PD의 이야기가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오전 11시부터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며 "이력서를 넣고 있는데 연락도 안오고 경기도 안 좋아서 사업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콘텐츠 기획 분야에 취업을 준비 중인 오 모씨(33)는 "언론사 입시준비를 오래 하느라 취업 준비를 늦게 시작하다 보니 어린 친구들과 경쟁하는게 힘들었다"며 "우리나라는 나이 평가가 심한데, 준비기간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다양한 분야를 접하고자 이번 특강을 신청한 이 모씨(28)도 "기업에서는 인턴활동 등의 대외활동을 요구하는데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며 속상해 했다.
- ▲ 청년희망재단이 취업 준비를 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멘토링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청년들의 일자리 고민에 청희재단은 지난 11월 재단을 출범하고 취업 특강을 비롯해 멘토링 서비스, 일자리·창업 능력개발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강사들을 초청하는 특강은 어머니와 딸이 함께 손을 잡고 올 정도로 인기가 많다.
청희재단 관계자는 "청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희망기업 탐색이지만 그에 따른 실질적인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이에 실무자를 초청해 면접 정보와 필요 역량, 자소서 쓰는 방법 등 디테일한 조언을 주기 위해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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