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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키던 '촛불', 이제는 '탄핵' 불꽃으로... 세 정부의 다른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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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민중총궐기 대규모 집회가 열린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04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광화문을 밝혔던 '촛불'이 이제는 대통령 탄핵과 하야를 외치는 불꽃으로 거리를 채웠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는 100만명(경찰추산 26만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고 모여 "박근혜는 물러나라"를 외쳤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된 촛불 집회는 다양한 이유와 배경으로 광화문광장을 채웠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쳤다. 현 박근혜 정부에 와서는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집회로 변했다. 촛불을 든 행동은 같았지만 목적은 달랐다. 집회의 모습도 변했다. 

◆탄핵무효 촛불 

2004년 3월 9일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 소속 의원 159명(한나라당 의원 144명 중 108명, 민주당 62명 중 51명)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탄핵소추 결의안은 3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 다수의 찬성으로 통과했다.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 행동'은 '3·20 탄핵무효를 위한 100만대회'가 열었다. 당시 서울 광화문에 22만명(경찰 추산 12만명)이 모였다. 전체적으로 숙연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집회는 국회를 향한 강한 반발과 대통령 탄핵에 따른 안타까운 감정이 주를 이뤘다. 4월 15일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참패했으며 다음달 14일 탄핵은 기각됐다.

◆광우병 반대 촛불 

2008년 이명박 정부의 보수 정권으로 교체된 후, 그 해 5월 2일 2만명(경찰추산 1만명)의 시민이 다시 청계천광장으로 나왔다. 미국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집회다. 

기존의 시위나 집회가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등의 주도로 진행됐다면 해당 집회는 일반 네티즌들이 인터넷 카페에서 집회 참가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인 만큼 규모도 크지 않았으며 다소 차분한 집회였다. 

이후 15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참가하며 집회는 규모가 커지고 과격해지기 시작했다. 5월 22일 한미 FTA로 불거진 '광우병 소 반대 시위'가 거세지자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국민의견을 수렴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철회 내용은 없었다. 같은달 24일부터 새로운 형태의 시위가 청계천광장에 나타났다. 경찰과 충돌이 일었으며 살수차가 동원됐다. 27일까지 사흘간 98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연행됐다. 전라북도 전주에서는 한우농가를 운영했던 이병렬씨가 분신을 해 전신 3도 화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6월에 들어서 집회규모는 절정에 달했다. 1700여개 시민단체와 인터넷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5일부터 7일까지를 '국민집중행동의 날'로 선포하고 72시간 연속 철야집회를 강행했다. 5월부터 시작된 집회는 6월 10일 기준 70만명(경찰 추산 8만명)이 참가했다. 

◆대통령 하야 촛불 

2016년 10월 29일 '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대통령의 개입 여부가 논란이 되며 국민들의 촛불시위가 시작됐다. 1차 집회에서는 2만명(경찰추산 1만2000명)이 촛불을 들고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나왔다. 

11월 5일 20만명(경찰추산 4만5000명)으로 촛불시위 참가자가 확대됐으며 12일 100만명(경찰추산 26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집회가 됐다.

다수의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정당, 일반 시민들이 모인 만큼 또 새로운 모습의 집회가 진행됐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일반시민들이 주축이 되며 박 대통령의 하야 촉구와 함께 각종 연설, 공연 등이 펼쳐졌다. 주말인 만큼 가족단위 사람들이 많았으며 특히 중·고생들의 모습이 자주 보였다.

반면 내자동 로터리 인근은 경찰과 시위대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려는 시위대를 경찰이 차벽을 설치, 진로를 막으며 강한 몸싸움이 일었다. 11시 30분께 광화문 인근의 시위대는 해산을 시작했지만 내자동 로터리 쪽의 몸싸움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12년 전 촛불시위 참가자의 팻말에는 "대통령을 지켜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하지만 12일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의 팻말은 "대통령 탄핵", "대통령 하야", "범죄자 박근혜는 물러나라" 등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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