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봉될 영화 '친구2'는 12년 전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니가 가라, 하와이' 등의 명대사를 남기며 신드롬을 일으킨 장동건·유오성 주연의 '친구'의 17년 후 이야기를 그린
속편이다.
준석(유오성)이 전편에서 죽은 동수(장동건)의 살인을 교사한 혐의로 17년을 복역한 후 세상에 나와 조직에서 잃어 버린
자리를 되찾는 과정이 주요 줄거리다. 전편이 부산을 배경으로 했다면 속편은 남성적인 도시인 울산을 무대로 해 더욱 진해진 누와르를
선사한다.
속편이지만 전편과 성격이 상당히 다르다. 곽경택 감독은 전편에선 제목 그대로 친구의 이야기에 집중해 관객들에게 학창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게 했다면 속편은 각기 다른 시대에 거친 삶을 산 세 남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준석을 중심에 두면서 그의
아버지이자 1960년대 부산을 주름 잡았던 '전설적인 주먹' 철주(주진모), 준석의 재건을 돕다가 뒤늦게 자신이 동수의 아들임을 알게 되는
성훈(김우빈)의 이야기를 배치해 1960년대부터 2010년까지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넘나든다. 세 인물들을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이야기거리는
보는 재미를 높인다.
배우들의 열연도 전편 못지 않은 볼거리다. 17년 후의 준석처럼 어느 덧 중년이 된 유오성는 더욱 깊어진
연기로 '아직 죽지 않았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위험한 패기가 넘치는 청춘을 연기한 신예 김우빈도 새롭게 발견한
재목이다.
물론 '전편 만한 속편은 없다'는 속설에선 '친구2'도 자유롭지 않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보여주려고 한 탓에 영화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대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진한 울산 사투리가 몇 몇 장면에서 명확히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특히 동수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자세히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그래도 '친구'의 향수를 잊지 못하는 관객이나 진한 한국형 누와르를
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볼 만한 작품이다. 청소년관람불가./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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