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선택의 기로에 선다. 고민할 시간이 필요 없을 정도로 쉬운 선택이 있는가 하면 몇날 며칠을 고민하게 만드는 선택도 있다. 선택의 무게감은 늘 다르지만 단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한번 선택하면 그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한대로 흘러가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우디 앨런의 47번째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는 인생에서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생에서 다시 오지 못할 운명적인 사랑을 만났으나 사랑이 아닌 현실을 선택한 이들의 슬픈 이야기다. 그러나 영화의 분위기는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 1930년대 할리우드와 뉴욕의 풍경, 그리고 영화를 가득 채운 재즈 선율이 영화를 낭만적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슬픔을 감싸 안은 낭만이 묘한 정서를 자아낸다.
바비에게 보니는 늘 동경해온 꿈과도 같다. 그러나 꿈은 손으로 잡으려고 할 때 사라지는 법이다. 보니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바비는 그럼에도 보니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또 전한다. 바비의 진실된 사랑 앞에 보니는 잠시 흔들린다. 그러나 마침내 찾아온 결정의 순간, 보니는 바비가 아닌 현실의 사랑을 선택한다. 바비 또한 보니를 끝까지 잡지 못한 채 할리우드를 떠나 뉴욕으로 돌아온다.
우디 앨런은 이번에도 이야기꾼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특히 바비와 보니가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 장면은 80대의 노감독의 작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로맨틱하다. 시종일관 유쾌한 톤을 유지하던 영화는 그러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조금은 감상적인 분위기로 흘러간다. 새로운 사랑을 만나 가정을 꾸리며 평온한 삶을 살던 바비는 시간이 흘러 다시 보니를 만난다. 그리고 보니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인생은 코미디죠. 가학적인 작가가 쓴 코미디요." 보니에게 말하는 바비의 이 대사가 곧 '카페 소사이어티'의 테마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삶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우디 앨런 또한 희극과 비극이 공존하는 삶의 양면성을 내밀하게 다뤄왔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미드나잇 인 파리'와 같은 낭만과 '블루 재스민' 같은 서늘함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카페 소사이어티'는 굳이 분류하자면 '미드나잇 인 파리'와 같은 부류에 속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정서는 '블루 재스민'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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