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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어디서부터 이렇게 꼬인 건지.'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주인공 료타(아베 히로시)는 늦은 밤 집으로 돌아와 포스트잇에 이런 글을 쓴다. 살면서 한번쯤은 료타와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다. 자신의 삶이 원했던 방향과는 다른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을 말이다. 되고 싶었던 어른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과 함께.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료타와 이혼한 아내 쿄코(마키 요코), 아들 싱고가 료타의 어머니 요시코(키키 키린)의 집에서 하루를 함께 보내면서 벌어진다. 태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지내게 된 이들은 처음에는 서로를 경계한다. 그러나 그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나 둘 나누면서 잠시나마 마음의 벽을 허문다. 물론 꼬인 인생이 태풍과 함께 하루만에 사라질 리 만무하다. 다만 앞으로의 인생을 조금 더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겠다는 아주 약간의 희망이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서 살며시 남아있다.
일상의 한 순간을 그린 만큼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잔잔하다. 그러나 그 속에서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크고 작은 통찰의 순간이 있다. 특히 키키 키린이 연기하는 요시코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행복이라는 건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으면 손에 받을 수 없는 거란다"라는 어쩌면 빤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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