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사고 노후전동차, 시민은 불안하다
- ▲ 지난 22일 오전 6시 28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잠실새내(신천)역으로 진입하던 열차 밑에서 불이 나 승객들이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잠실새내역 전동차 화재는 예고된 사고였다. 화재가 난 전동차는 무려 26년을 넘긴 노후차량이었다. 운영사인 서울메트로(1~4호선 운영)조차 장기사용 노후 전동차로 인한 안전사고를 우려해 왔다.
문제는 전동차 교체에 필요한 재원이다. 서울메트로는 전동차량 대부분이 장기사용 노후 차량인 2·3호선의 경우 내구사용연한이 도래하는 620량의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소요비용 약 8370억원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434억원마저 '지원 불가'라는 답변을 받은 상황이다. 천문학적인 무임수송 손실로 재정 압박을 받는 처지라 서울메트로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시민들 역시 언제 사고가 날 지 모르는 전동차로 인해 불안하기만 하다.
23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 28분께 잠실새내역 진입 중 화재가 난 제2036열차는 지난 1990년 11월에 도입돼 이미 26년이 지난 노후 차량이다. 현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정밀조사 중이지만 서울메트로 측은 제2036열차의 10개 전동차 중 하나인 2110호의 주회로단류기가 과열, 과전류에 의한 전동차 옥상 주회로 휴즈가 내부 소손되면서 연기가 발생했다고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후 전동차 교체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결국 전동차의 노후가 문제라는 이야기다.
전동차의 기대수명은 25년이다. 25년이 지난 전동차는 정밀진단을 통과할 경우 5년간 더 사용된다. 이번 사고 전동차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이 전동차는 2015년 9월 25일 전반검사를 받았고, 지난해 12월 6일 월상검사를, 사고 이틀전인 지난 20일 일상검사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후로 인한 사고를 비켜갈 수는 없었던 것이다.
서울메트로가 운영 중인 1~4호선은 1기 지하철이라 노후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2·3호선의 노후 전동차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서울메트로는 보고 있다.
실제 서울메트로는 지난 2014년부터 2·3호선 노후 전동차 교체 사업을 벌여왔다. 2018년까지 2호선 200량, 2020년까지 추가로 2호선 224량, 2022년까지 다시 추가로 2·3호선 196량을 교체하는 사업이다. 여기에는 모두 8370억원이 소요된다. 당장 올해에만 1085억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서울메트로는 "수송원가보다 약 30% 낮은 요금수준,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무임수송 손실액 증가로 수입은 줄어들고 있지만, 안전기준 강화 및 노후시설 재투자 시기 도래로 2020년까지 약 1조8000여억 원이 소요되는 등 의무 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자체 수입이 운영비 충당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원 마련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 노후 전동차 교체비용 지원을 요청했지만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 모두에게서 '서울메트로에 지원할 경우 타 운영기관에도 지원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지원 불가라는 답변을 받았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낮은 운임 수준과 정부 복지정책의 일환인 무임 수송에 대한 부담으로 경영이 어렵다. 전동차를 비롯한 노후 설비 문제는 정부 지원이 없이 운영기관만으로 해결하기는 한계가 있다"며 "시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공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송병형·석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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