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변할 경우 고위험 파생거래가 크게 늘면서 제2의 '키코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박종열 한국은행 분석기획팀장이 내놓은 '비정형 통화파생상품 시장의 최근 동향과 평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6월 현재 비정형 통화파생상품 거래 잔액은 39조8000억원으로 2012년 말(26조1000억원)에 비해 52.5% 증가했다.
특히 고위험 '비정형 통화파생상품'으로 분류되는 거래가 2조8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3배 넘게 뛰었다.
비정형 통화파생상품은 일반적인 스와프·옵션 등의 정형 파생상품에 조건을 더 붙이거나 여러 개의 정형 파생상품을 합성해 만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많은 수출 중소기업에 대거 환손실을 입힌 키코도 이 유형에 해당한다.
박종열 팀장은 보고서에서 레버리지가 포함된 고위험 비정형 통화파생상품은 환율이 예상 범위를 벗어나면 큰 폭의 손실을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컨대 지난해 6월 원·달러 환율이 매주 10원씩 16주간 상승했을 당시, 한 기업이 달러 매도 포지션을 취하면서 환율이 특정 수준보다 오르면 명목 파생상품계약규모가 2배로 커지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가정하면 약 400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는 "통화옵션 시장은 유동성이 매우 낮다"면서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같이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이 발생해 원·달러 환율이 급변하면 비정형 통화파생상품이 위험전이 채널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비정형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파급 효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김현정기자 hjkim1@
- 김현정 기자(hjki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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