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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EU은행 대출 자금 엑소더스 땐 韓경제 걷잡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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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은행의 국내 거주자에 대한 대출 및 기타 익스포져(단위:백만달러)자료= BIS, 국제금융센터 2015년 4·4분기 말 기준------------------------------------------------------------구분 대출 익스포져 (비중) 대출 외 익스포져파생상품 보증 신용공여 -------------------------------------------------------------전체 258,054 18,487 53,203 20,576 EU 86,524(38%) 9,475 17,700 5,736 영국 59,704(25%) 3,816 12,881 1,971--------------------------------------------------------------

유럽연합(EU)은 세계 경제의 골칫거리다. 당장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걱정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이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정치적 긴장감이 높아져 EU 'exit(이탈)'이 잠재된 폭탄과 같다.

EU국가의 엑시트가 현실화된다면 한국 경제에 직접 타격을 미칠 수 있는 핵심 경로는 외국 금융회사의 자금 회수다. 아직 이들이 우리나라 은행, 기업 등 거주자 대출자금을 본격적으로 거둬들일 조짐까지 보이진 않지만 주식과 채권시장에선 발을 빼는 모습이 보인다. 

유럽계 금융회사의 자금 '엑소더스'가 외인 전체로 확산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외국 은행들이 국내 거주자들에게 빌려준 돈만 2580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37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과 연간 1000억달러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가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EU, 국내 거주자 대출 856억 달러 

2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국계 자금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주식 36조477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외국인 상장주식 보유액(433조9600억원)의 8.4%나 된다. 미국계(172조8200억원) 다음으로 많다. 

최근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무너진 것도 영국계 자금의 움직임 때문이다.

3~4월 영국계 자금의 국내 주식 순매수 금액은 1조786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주식 순매수액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브렉시트가 이슈로 떠오른 5월 들어서는 461억원 유출됐다. 

더 큰 문제는 자본시장보다 은행 차입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EU 은행이 국내 은행과 기업 등 국내 거주자에게 빌려준 돈(익스포져)은 856억2400만 달러였다. 이는 전체 외국은행의 대출 익스포져 2580억5400만 달러의 38%를 차지한다.

2008년 말엔 유럽 차입금이 331억달러로 전체 중 26%에 그쳤었다.

EU 내 은행 중에서는 영국계 은행의 대출 익스포져가 597억 400만 달러로 전체의 25%나 됐다. 

대출을 뺀 전체 외국 은행의 국내 거주자 파생상품 익스포져는 184억8700만 달러였다. 보증과 신용공여도 각각 532억300만 달러 205만7600만 달러나 됐다.

EU내 은행의 파생상품 익스포져는 94억7500만 달러, 보증 177억 달러, 신용공여 57억3600만 달러였다. 

영국은행의 국내 거주자 익스포져는 대출을 빼면 보증이 128억8100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파생상품과 신용공여는 각각 38억 1600만 달러, 19억7100만 달러였다. 

익스포저란 통상 특정 국가에서 신용경색이나 위기가 발생할 때 돌려받을 총금액(투자금 대출금 파생상품 등)을 뜻한다. 

◆韓경제 뇌관 vs.건전성 탄탄 

EU 엑시트가 확산된다면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빅3'의 대형 은행들은 신흥국에서 돈을 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이 2015년 하반기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노르웨이 등의 105개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원금이나 이자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규모가 모두 1조유로(약 1340조원)나 됐다. 2009년 대비 두 배 수준이다.

국제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이 지난 2014년 최근 유로존 294개 은행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0%의 은행이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거나(8%) 또는 필요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정부와 한은, 금융감독당국은 브렉시트가 발생하더라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자금 회수는 별개 문제다. 

국제금융센터 김경빈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의 주식시장 투자비중(29.0%)이 큰 가운데 영국계 자금이 미국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자본유출이 우려가 있다"면서 "유럽계 및 영국 은행의 국내거주자에 대한 대출비중도 높은 편이다"고 지적했다. 

걱정할 수준은 아니란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 재정 건정성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받아야 할 대외채권은 7307억 달러로 작년 말보다 132억 달러 늘었다. 반면 우리나라가 갚아야 할 대외채무는 3858억 달러로 3개월 동안 96억 달러 감소했다.

대외채무 중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는 1028억 달러로 43억 달러 줄었고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장기외채는 2830억 달러로 53억 달러 감소했다.

단기외채가 총외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말 27.1%에서 올해 3월 말 26.6%로 0.5%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3년 말(26.4%)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단기적인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작년 말 29.1%에서 올해 3월 말 27.8%로 낮아졌다.

이 수치는 2004년 말(27.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내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브렉시트가 현실이 되면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도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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