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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가구업계, 알고보니 '한 가족·한 집안 제품'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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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한 가족, 한 집안 제품?' 

침대로 유명한 에이스침대, 시몬스침대 그리고 사무·가정용 가구회사로 잘 알려진 퍼시스, 일룸, 시디즈의 이야기다. 

17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침대업계 1위인 에이스침대는 창업주인 안유수 회장의 장남 안성호 대표가, 업계 2위인 시몬스는 차남인 안정호 대표가 각각 경영을 하고 있다. 

1930년생인 안유수 회장은 1963년 가을 서울 금호동에서 에이스침대공업사라는 이름의 침대회사를 설립한 뒤 1977년 지금의 이름인 에이스침대로 사명을 바꿨다. 에이스침대는 현재 안 회장이 5%, 안성호 대표가 74.5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두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만 79.56%로 이례적으로 많다. 

이에 따라 고배당 회사 중 한 곳인 에이스침대가 지난해 배당한 약 63억원 가운데 안 회장과 성호씨에게 돌아간 배당금만도 주식 보유비율에 따라 약 50억원이 넘는다. 또 회사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즉 자사주 13.69%까지 포함하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주식은 전체의 6.75%밖에 되지 않는다.

연결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99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에이스침대는 지난해엔 192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 중 91%가 침대 매출에서 발생할 정도로 에이스침대는 가구회사라기보다는 침대회사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 과학이다'라는 회사의 카피가 생긴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성호씨는 역시 가구회사인 후렉스코리아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업계 2위인 시몬스는 미국 브랜드인 시몬스를 안 회장이 국내로 들여와 1992년 세운 회사다. 당시엔 시몬스침대였다. 지금은 차남인 정호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두 형제가 국내 침대업계 1위와 2위를 양분하고 있는 셈이다. 시몬스는 지난해 14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안 회장은 미국 브랜드인 썰타침대에 대한 국내 판권을 보유, 관련 사업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썰타침대는 안 회장이 1980년대에 인연을 맺은 미국 씰리침대에 이어 현지 시장 점유율 2위 회사로 '침대업계의 미다스'답게 씰리, 썰타, 시몬스가 국내에 들어와선 모두 그의 손을 거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침대시장은 연간 약 1조원 정도다. 하지만 이는 브랜드와 비브랜드 침대를 합한 것으로 브랜드 침대 시장에서 세 부자의 점유율은 약 40%가 훌쩍 넘어설 것이란 추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선 '선택과 집중' 그리고 시너지효과 등 경영상 유리한 점이 많겠지만 한 집안이 시장을 좌지우지함에 따라 소비자 입장에선 불리한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형제기업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담합과 밀어내기 등 불공정 행위는 과거 수 차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한샘이 영위하고 있는 종합인테리어를 제외한 사무용·가구용 분야에선 퍼시스가 지난해 2436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현대리바트(910억원), 코아스(965억원), 보루네오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퍼시스는 일룸, 시디즈와 계열관계에 있다. 또다른 상장사인 팀스도 계열이다.

'얼굴마담'은 오너인 손동창 회장이 1983년 설립한 퍼시스가 맡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지배력은 의자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시디즈가 행사하고 있다.

시디즈는 퍼시스 30.49%, 팀스 40.58%, 일룸 45.84%의 지분을 각각 보유한 대주주다. 사실상 지주회사인 셈이다. 

손 회장은 시디즈 지분 80.51%를 갖고 있다. 시디즈 대주주로서 계열사를 관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만큼 시디즈는 알짜회사다. 매출도 2014년 당시 1789억원에서 지난해엔 2334억원으로 부쩍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마이너스(-) 35억원에서 지난해 2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일룸도 같은 기간 매출이 994억원에서 131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또다른 계열사이면서 상장사인 팀스는 107억원에서 67억원으로 1년새 매출이 급감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하며 증권시장에서 자칫 쫓겨날 위기에 처해있다. . 

알짜기업과 적자기업이 혼재돼 있는 상황에서 퍼시스와 창업주인 손 회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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