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학(45)은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중인 바리톤 성악가 중 한 명이다. "오페라와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서라면 온몸을 바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하는 그는 매년
100여 차례 가까운 공연을 펼치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2011년 tvN의 '오페라스타'에서 스타들의 멘토로 나서고, 에세이 '오페라 읽는
즐거움'을 출간한 것도 클래식 대중화을 위한 것이다. 최근에는 '셋째 아이와 노래하는 희망·미래 콘서트'를 열고 대국민 출산 장려 캠페인까지
앞장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 저출산 지원 방안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턱시도를 말끔하게 차려 입은 서정학은 함승연
셋째부모회 대표와 함께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셋째부모회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전 국민에게 알리고, 셋째 낳기 캠페인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달
설립된 민간단체다.
함 대표는 "현재 한국의 출산율은 1.23명으로 OECD 32개국 가운데 최하위다. OECD 평균 1.74명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출산율 하락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저출산은 다가올 한국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가장 직접적인 요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자체 별로 금액은 다르지만 셋째 아이를 낳을 경우 수 백만원에서 수 천만원까지 출산 격려금을 지급하고,
현 정부도 셋째 아이의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정보를 모르는 국민이 너무 많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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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학(왼쪽)과 함승연
대표 | # 재능 기부 형태로 출산 캠페인 동참
함 대표의 주장이
계속되는 동안 싱글남인 서정학이 한국의 출산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이 다소 의아했다.
많은 사람들 특히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갈 아이들이 클래식에 관심을 가져주길 원한다고 밝힌 그는 "요즘 아이들은 클래식보다 듣기 편하고 쉬운 K-팝에 관심이 많은 데 이게 꼭 나쁘다고
보진 않는다. 이 참에 클래식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유로 콘서트 때마다 가곡 뿐만 아니라
대중가요를 섞어 대중적인 무대를 만들려 노력해 왔다. 때론 '가왕' 조용필의 무대에서 공연의 영감을 얻기도 했다. 관객들도 서정학의 파격적인
시도에 높은 지지를 보냈다.
서정학이 함 대표와 손을 잡게 된 것은 '클래식과 접목한 출산 장려 캠페인'이라는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양한 매체에서 출산 장려 캠페인을 펼쳐 왔지만, 이렇듯 공연과 연계한 시도는 처음이다. 서정학도 재능 기부 형태로 참여를
결심했다.
# 캠페인 성공하면
결혼과 아빠 되기에 도전
이들은 지난달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셋째 아이…콘서트'를 열었다.
박상현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웅장한 선율을 뽐냈다. 서정학을 비롯해 테너 류정필·김재형, 바리톤 강형규 등 국내 최고의
성악가들이 무대를 함께 했다.
함 대표는 "공연의 가장 큰 목적은 정부와 민간 차원의 다양한 정책을 홍보하는 거다. 그래서 출산을
계획중인 가정과 임산부들을 초청해 공연장 로비에서 안정적인 출산 방법과 혜택, 필요성 등을 전파했다"며 "많은 분들이 '이런 지원책도
있었느냐'며 깜짝 놀라더라"고 현장의 반응을 전했다.
셋째부모회는 이를 브랜드화해 전국 투어를 할 계획이다. 다음 공연의 정확한
날짜와 장소는 잡히지 않았지만 경기도 성남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추후 기업·정부 차원의 후원도 기대하고 있다.
서정학은 "지난번
공연에서는 게스트로 참여했지만 앞으로 전체적인 공연의 기획과 연출까지 관여해볼 생각"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힌 뒤 "지금은 싱글이지만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갖고 싶다. 늦지 않았다"며 크게 웃었다. 사진/손진영기자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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