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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은 총재의 누워 침 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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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식당가에서 열린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전체 한은 직원을 폄하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한은이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을 가져야 하냐"는 질문에 "중앙은행에 감독 기능을 주면 망한다. 금융감독 기능은 실력이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하고, 실력이 있는 곳에 가야 한다. 한은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 한은은 공부해야 한다" 등 폄하 발언을 했다.

그의 발언에 대해 많은 한은 직원들은 "외국에서 공개적으로 직원들을 무시했다"며 단단히 화가 났다. 한은 노조는 "조직의 수장이 직원을 무능하다고 하는 것은 자기 부정"이라며 "그가 중앙은행 총재로 자격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지난 18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김 총재의 부적절한 행동과 언행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은 고참급 직원들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한은 직원의 불만은 쌓일 대로 쌓여있는 상태다.

이번 '맨해튼 발언'은 '제 얼굴에 침뱉기' 격이 됐다. 그의 말처럼 한은 직원의 역량이 부족하다면 이는 수장인 그의 책임인 것이다. 신중치 못한 그의 발언은 임기 내내 직원과 소통 단절로 이어졌다. 김 총재는 내년 3월 말로 임기가 끝난다. 앞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화젯거리'를 남겼다는 점에서 씁쓸한 기분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임기를 마친 이후 그의 사례가 향후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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