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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김성현, "최순실이 미르재단 설립·사업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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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3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8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재단 설립과 사업에 깊이 관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씨와 차은택 씨에 대해 "같은 사람들이 지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도 진술했다. 

김 부총장은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씨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에 적힌 재단의 정관과 미르의 뜻, 사무실 위치 등이 최씨로부터 들은 내용과 같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아마 (최씨와 차씨) 두 분 중 한 분에게 (들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검찰이 누구에게 지시받았는지 불분명한 이유를 묻자, 그는 "최씨와 차씨가 저한테 이야기하는 것이 분리돼 느껴지지 않았다"며 "같은 사람들이 지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 부총장은 두 사람의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모른다면서도 "차씨 지시가 곧 최씨의 지시로 느껴졌다"고 진술했다.

김 부총장은 차씨의 지시로 재단 설립 직전에 차명폰을 만들었다는 진술도 했다. 그는 "(차씨가) 정확한 이유는 설명한 적이 없었다"며 "제 기억에는 보안상의 문제로 만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에 검찰이 '최씨 말대로 문화융성이나 좋은 의미로 만드는 재단이라면 재단 만드는 일로 증인 같은 실무진에게까지 차명폰을 만들라고 안 할 것 같다'고 하자, 김 부총장은 "당시 거기까지 생각 못했지만 분위기상 만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총장은 최씨와 차씨에게 차명폰으로만 연락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차씨에게 전화로 말하면 최씨에게 보고되는 것으로 알았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김 부총장은 최씨가 미르재단을 통해 프랑스 요리학교 에콜페랑디 사업에 관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사업과 관련해 최씨의 지시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통화했다고도 진술했다. 

김 부총장은 최씨가 에콜페랑디 관련 회의를 주재하는 등 직접 사업을 챙겼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씨가 증인에게 사업 진행과 관련해 정부 부처 협의가 필요하면 안 전 수석과 상의하라고 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두세 차례 정도 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이 '2015년 10월 24일부터 2016년 3월 4일까지 총 32차례 문자나 전화통화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증인 명의 전화로만 연락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김 부총장은 최씨가 사업과 관련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을 세 번 만난 사실도 증언했다. 그는 '63빌딩 중식당에서 최씨, 차은택 씨와 함께 최 전 총장을 만난 사실이 있느냐'는 검찰 측 물음에 "최순실씨와 함께 만난 것이 총 세차례"라고 말했다.

김 부총장은 검찰이 '최씨가 에콜페랑디 사업의 경우 학교 부지와 수강료, 커리큘럼에도 구체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이한선 전 미르재단 이사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에 따라 이 전 이사가 별도로 보고를 하기도 했느냐'고 묻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의 이날 증언은 최씨의 주장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앞서 최씨는 헌법재판소에서 에콜페랑디에 대해 들어보기만 했고 나중에 차은택 씨를 통해 알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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