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금융

동부대우전자, 임금반납 추진

반응형

[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동부그룹 계열의 동부대우전자가 임직원의 임금 반납을 추진한다. 

모그룹인 동부그룹이 구조조정 중이라는 이유로 금융권 자금줄이 차단돼 심각한 자금난을 겪자 임직원의 임금을 임시방편으로 활용해 운영자금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는 최근 비상체제를 선언하고 비용절감 방안의 일환으로 직급에 따라 5~50%의 임금을 반납을 추진하고 있다. 임금 반납폭은 임원 50%, 부장 30%, 과·차장 20%, 사원·대리 5% 수준이다.

구체적인 시기 등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사측은 조만간 일정을 확정하고 임직원에게 이 같은 계획을 알리고 동의서를 받을 예정이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임직원의 임금 반납은 비용 절감을 위한 여러 방안들 중 하나로 불가피하게 추진하게 됐다"며 "향후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임금 반납분을 돌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 동부대우전자가 모그룹인 동부그룹이 구조조정 중이라는 이유로 금융권 자금줄이 차단되자 임시방편으로 임직원의 임금 반납을 추진한다. 사진은 동부대우전자 사우디아라비아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세탁기 제품을 구경하고 있는 현지 바이어들./동부대우전자

동부대우전자는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를 인수하며 지난 2013년 출범했다.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현재는 세계 4곳의 생산법인과 40여개가 넘는 판매법인 및 지사, 지점 등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해외수출 비중이 약 80%를 차지할 정도다.

영업이익 역시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지난 2013년 78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40억원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생산법인을 인수하고 동남아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법인은 세탁기, 냉장고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을 연간 30만대의 생산 할 수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이곳에서만 2020년까지 매출 1억 달러를 기록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렇듯 잘 나간던 동부대우전자가 임직원 임금 반납을 실시하며 비상경영에 나선 이유는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선행 투자가 필요하지만 자금 상황이 녹록치 않아서다.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했지만 금융감독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고, 금융권에서는 동부그룹이 구조조정 중이라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다. 

금감원은 50명 이상에게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공모채권 형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동부대우전자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임직원에게 채권(사모사채)를 팔려했다며 회사채 발행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14일로 예정된 회사채 발행계획을 접었다.

동부대우전자는 회사채 발행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금융권 대출을 알아봤지만 이 역시도 동부그룹이 구조조정 중이라는 이유로 거절 당했다. 동부대우전자의 수출물량을 담보로 대출하는 무역금융한도도 80%나 줄어든 상황이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80% 정도를 해외에서 올릴 정도의 수출 기업이지만 이런 것과 상관없이 국내 금융기관에선 무조건적으로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최근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이어가며 중국 업체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품이나 설비, 인프라스트럭처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