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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문소리 "제가 사실 이 영화처럼 한 개그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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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소리(39)가 숨겨온 코믹 본능을 발산했다. 출산과 육아로 공백기를 보내고 4년 만에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스파이'는 개봉 첫 주에 전국 관객 100만 고지를 훌쩍 넘어섰다. 국가정보원 요원 철수(설경구)의 아내 영희 역을 맡아 몸 개그와 쫄깃하게 맛을 살린 대사, 구수한 사투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흥행에 톡톡히 한 몫 했다.



-처음 하는 코미디 연기가 탁월하다.

앞서 '하하하'나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때도 코미디 연기를 했지만 장르 영화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원래 좀 웃긴 편이라 평소에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코미디를 해보라는 얘기를 간혹 했다. 내 안에 있는 욕심들을 내려놓고 작품에 몸을 맡기는 심정으로 연기했다.



-설경구와 '오아시스' 이후 11년 만에 다시 연기한 소감은.

2년 전인데, 먼저 캐스팅된 경구 오빠가 전화를 걸어와 출연 제의를 했다. 무슨 얘기인지 정확히는 몰랐지만 왠지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박하사탕'에서 처음 오빠를 만났을 때는 무서워서 말도 못 붙였다. 촬영하며 눈을 마주친 건 영화 속 마지막 신에서 딱 한 번뿐이다. '오아시스' 때는 오빠가 나를 많이 챙겨주려 했지만 내가 늘 초죽음 상태였다. 이번에 비로소 서로 넉넉하고 편안한 상태로 만나게 됐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특별히 협의를 하지 않아도 신기할 정도로 호흡이 척척 맞았다. 그동안 자주 만나지는 않았지만 마음 속에 늘 애틋함이 있었던 것이 연기 호흡으로 나타나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이 만나면 주로 무슨 얘기를 하나.

아기 얘기다. 오빠 아들이 내 딸보다 한 살 많고, 생일이 하루 차이다.



-촬영 중 감독이 바뀌는 등 제작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제작진이든 배우든 모두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이 정도로 영화가 마무리된 데 감사한다. 첫 주에 100만을 넘기고 순항하는데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나.



-다니엘 헤니는 영화 속 설정처럼 실제로도 매력적인가.

정말 그림처럼 잘생겼다. 비현실적인 외모를 지니고 있어서 내가 따로 연기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리액션이 나왔다. 영화 속에 로맨스도 있으니까 누나라 부르지 말고 서로 이름을 부르며 편하게 지내자고 했다. 사람이 꼬인 데 없이 참 편안하다.


   
 
-영화가 흥행하고 있어서 홍보 활동에 큰 부담이 없겠다.

SBS '힐링캠프' 녹화를 했다. 23일에 방송되는데 걱정이다. 나보고 너무 진지한 이미지를 지녔다며 좀 풀어보자고 하더라. 그러면서 노래방 기계를 틀더라. 차분하게 여배우의 인생에 대해 얘기하고 오려 했는데 노래만 부르고 왔다. 게다가 남자에게 인기가 많다며 남자 얘기도 한참을 했다. 차라리 진지한 이미지로 남을 걸 그랬다.



-남편 장준환 감독도 '지구를 지켜라' 이후 10년 만에 새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를 다음달 선보인다.

많은 사람이 기대해서 부담이 큰 것 같더라. 촬영하며 체중도 8kg이나 줄었다. 외계인 얘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장르적인 영화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용기를 줬다.



-현재 촬영 중인 '관능의 법칙'에서는 수위 높은 노출 연기를 하나.

40대 여자의 관능을 입으로 풀어야지 몸으로 풀어서 되겠나. '바람난 가족'처럼 깊은 얘기가 아니고, '색, 계'처럼 진한 얘기도 아니다. 40대의 성과 사랑을 경쾌하게 푼 영화다. 우리(조민수·엄정화·문소리)가 너무 벗고 나오면 보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언니들은 얼마나 벗는지 나도 궁금하다.



-학업 욕심도 큰 것 같다.

건국대 영화학과 초빙교수로 3년째 연기를 강의중이고, 이번 학기부터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유연해지기 위해 뭐든 하려고 한다. 안티에이징을 위한 것이다./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디자인/전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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