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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서울 중구의 밤, 문화·낭만·역사가 살아있는 '정동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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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덕수궁 중화전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5월의 마지막 주말밤, 문화와 낭만, 역사가 살아있는 정동에 야행축제가 열린다.

서울시 중구는 이달 27·28일 양일간 정동 일대에서 봄밤에 떠나는 테마여행인 '정동야행 축제'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5월, 10월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행사로 27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28일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복잡하기만 평일 낮 정동의 모습과 달리 늦봄, 밤늦은 정동의 모습은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고 있다.

정동야행은 ▲야화(夜花, 밤에 꽃피우는 정동의 문화시설) ▲야로(夜路, 정동 역사를 함께 걷다) ▲야사(夜史, 정동역사체험) ▲야설(夜設, 거리에서 펼쳐지는 공연) ▲야경(夜景, 정동의 야간경관) ▲야식(夜食, 야간의 먹거리) 등 6가지 테마로 진행된다.

▲ 덕수궁 석조전의 모습. /서울 중구

◆축제에만 열리는 특별한 명소

축제기간 동안 덕수궁, 서울시립미술관, 미국대사관저, 주한영국대사관,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성공회 서가수녀원 등 29곳의 정동 명소가 민간에 개방되거나 밤까지 연장 개방한다.

특히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옆에 위치한 성공회성가수녀원과 경운궁 양이재는 눈여겨 볼만하다.

올해로 91주년을 맞는 성공회성가수녀원은 대문을 포함해 외빈관, 피정집, 주교관 등 여러 채의 한옥으로 이루진 것이 특징이다. 국세청 별관 철거로 그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난 서양 로마네스크 양식의 서울주교좌성당과 조화를 이룬 것이 이채롭다.

성공회 뒤편에 위치한 경운궁 양이재는 1905년에 세워진 100년이 넘는 건물이다. 한국 근대 초기의 경운궁 관련시설로 황족과 귀족들의 교육기관으로 활용됐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서울관광의 필수 코스인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도 저녁 7시까지 연장 개방한다.

◆저렴한 가격에 정동 문화시설 탐방

정동에 위치한 문화시설들은 축제 기간 입장료를 대폭 낮춘다.

지난해 3월 개관한 국내 최대 피규어·장난감박물관인 '토이키노'는 입장료를 50%할인 한다. 대인기준 6천원이다.

세실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파이어맨'의 입장료는 4만원에서 1만원으로 할인한다. 아시아 최초로 문을 연 밀랍인형 전문 박물관 '그레뱅 뮤지엄'도 입장료를 1만3000원으로 낮춘다.

일민미술관의 '그래픽 디자인전'도 입장료를 50%할인해 밤 10시까지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조선일보미술관에서는 정동야행을 주제로 한 캘리그라피가 전시된다.

▲ 전통복 체험을 하고 있는 서울시민. /서울시 중구

◆오감이 즐거운 정동의 밤

다양한 문화공연과 함께 체험마당도 열린다.

27일 오후 7시30분 덕수궁 중화전 앞에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콘서트가 열린다. 어떤이의 꿈, 브라보 마이라이프, 한잔의 추억 등의 주옥같은 명곡을 들을 수 있다.

같은 장소 28일 오후 7시30분에는 금난새가 지휘하는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고궁음악회'가 밤을 수놓는다.

시립미술관 앞마당에서는 인형극이 펼쳐진다. 축제기간 총 6회가 공연되며 낮시간에는 인형극, 밤시간엔 그림자 인형극이 진행된다.

정동극장 야외마당에서는 김묵원 작가의 '라이브 드로잉아트'가 펼쳐진다. 음악, 영상과 함께 작가가 직접 현장에서 동양화 수묵기법의 꽃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다.

구한말 서양 신문물의 도입지였던 정동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됐다.

1900년대 전후의 시대상을 재현한 '덜덜불 골목 체험'이 그것이다.

덜덜불이란 덕수궁을 밝히기 위한 백열전구의 발전기가 덜덜거리며 요란하게 돌아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덜덜불을 직접 만들어 보고 전구에 불이 들어오기 까지 과학전 원리도 배운다. 또 모르스 부호로 전신을 보내고 받는 체험도 한다.

이밖에 가비(커피)의 향, 느린 우체통, 소식을 알리는 인쇄기, 화폐를 찍어낸 전환국, 묘화 양복점, 탁상시계 만들기 등의 체험이 준비됐다.

이외에 덕수궁 돌담길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열리고 다양한 퍼포먼스가 수시로 펼쳐진다.

덕수궁 돌담길 주변에는 스테이크, 맥앤치즈, 칠링도그 등을 판매하는 푸드트럭이 운영되 ㄹ예정이다.

▲ 덕수궁 정동야행 전경.

최창식 중구 구청장은 "지난 5월과 10월에 열린 정동야행축제에는 무려 19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이번 봄 정동야행에도 많은 분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봄의 정동은 매우 아름답다. 근대문화유산이 몰려있는 정동에서 밤 늦도록 멋과 추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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