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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잇따른 사고… 화학업계 "안전이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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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2월까지 정기보수를 진행하는 SK이노베이션 울산 CLX 전경. /SK이노베이션

화학공장 폭발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며 무사고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화학회사들의 안전관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7일 독일의 세계적 화학기업 바스프(BASF)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독일 남서부 루트비히샤펜에 위치한 이 공장은 독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14개 단위 공장으로 구성돼 연간 에틸렌 66만톤, 아크릴레이트 32만톤 등을 생산해왔다. 

바스프의 폭발 사고는 액화가스 하역장과 저장탱크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에 불꽃이 일며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은 가연성 액체와 액화가스를 하역하는 곳이기에 불길이 쉽게 진화되지 않았다. 오전 11시 30분 발생한 화재는 진화까지 10시간가량 걸렸다. 현지 주민들은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독가스와 2차 폭발 우려로 불안 속에 지내야 했다.

◆화학공장 폭발, 가연성 물질 많아 2차 폭발 위험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일 경북 구미 3공단에서 화학공장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9시 15분 스타케미칼의 폴리에스테르 원사 공장이 폭발해 작업을 하던 박모(47)씨가 숨지고 최모(52)씨 등 4명이 다쳤다.

스타케미칼은 사고가 발생한 구미의 공장을 2013년 가동 중단하고 현재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 사고 역시 합성연료탱크 철거 작업 중 발생했다. 폭발로 인해 박씨가 200m가량 날아가 추락했고 인근 주택에선 유리창이 부서지고 파편이 날아왔다는 피해가 접수됐다. 큰 폭발음과 진동으로 주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무사고 기록을 세우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이어진 화학공장 폭발 사고를 보며 더욱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전담조직 설치해 월 2회 이상 점검하는 SK이노베이션

2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가장 사고를 경계하고 있는 곳은 정기보수 작업을 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다. 올해 SK이노베이션은 여의도 3배 면적인 830만㎡ 규모의 울산 컴플렉스(CLX)에서 전체 21개 공정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개 공정 정기보수를 하고 있다. 원유 2000만 배럴을 보관하는 국내 최대, 단일 공장 시설 기준으로 세계 두 번째 규모의 공장인 만큼, 사고가 발생하면 화재와 제품 누출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정기보수 작업으로 외부 인원이 들어온 만큼 철저한 안전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안전관리를 위해 2012년 안전·보건·환경경영 업무 전담 'SHE' 본부를 설치했다. 울산CLX에서는 공장장 직속으로 SHE 위원회가 구성돼 매일 두 차례 이상 관리 실태를 점검한다. 밀폐공간에서 유해공기(산소/유해가스) 농도를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담배 등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물건은 작업장에 들이지 않는 등의 내용이 담긴 규정도 활용되고 있다.

SK에너지 윤보성 팀장은 "신규 출입자를 안전교육장에 보내 교육하고 매일 아침 모든 작업자 대상의 안전교육을 하는 등 안전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 CEO가 안전조직 관리… "편법은 회사 망쳐"

LG화학은 안전환경 관리 강화를 위해 2014년 공장 안전환경조직을 CEO 직속으로 이관했다. 본사 안전환경담당은 임원조직으로 격상시켰고 진단을 맡을 안전환경진단팀도 신설했다. 안전환경 관련 사내 교육도 분야별 전문가를 육성해 신입·경력사원 교육 필수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반기 1회씩 전사 안전환경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안전관리 강화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박 부회장은 공장을 방문할 때마다 "모든 사업활동에 안전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라"며 "어려울수록 당장의 이익을 위한 편법에 유혹을 느낄 수 있지만 이는 회사의 미래를 망치는 치명적인 독"이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 부회장은 지난 5월 LG화학이 인수한 팜한농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도 안전 설비들을 직접 점검했다. 

◆롯데케미칼 '무사고 4000일 돌파'는 세계적 기록

롯데케미칼은 최근 전남 여수시 제 1공장에서 무사고 4000일 기념식을 열었다. 1992년 완공돼 연간 10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 분해 공장이 지난 2005년 6월26일 이후 단 한 번의 비정상 가동정지 없이 연속운전을 이어온 결과다. 회사 관계자는 "4000일 무사고는 세계 나프타 분해공장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대기록"이라며 "현장 중심의 철저한 안전 환경 관리로 안전운전 기록을 늘려가겠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안전보건공단과 석유화학업종 설비·작업별 안전보건 매뉴얼 공동개발도 진행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이 2012년부터 100여종의 현장 맞춤형 안전보건동영상 콘텐츠를 구축하는 등 공정안전관리(PSM) 우수사업장으로서 현장 관리에 힘써왔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안전보건공단에 현장별 위험 요소에 대한 기술자문 등 그간의 노하우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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