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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전직 미르재단 이사 "최순실을 회장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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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인 최순실이 16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심판정에 착석해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전직 미르재단 이사 이모 씨가 '비선 실세' 최순실 씨를 재단 회장으로 생각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최씨가 재단 업무에 깊이 개입한 정황도 증언으로 쏟아냈다.

이씨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서 이사진 선임 배경 등을 설명했다.

그는 2015년 10월 차씨 소개로 서울 시내 모 호텔에서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김홍탁 플레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등과 함께 최씨를 처음 만났다고 했다.

이씨는 차씨가 최씨를 '회장님'이라고만 소개해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최씨는 "대한민국은 문화가 발전해야 앞으로 살아날 수 있다. 대한민국 문화 융성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다만 이 자리에서 재단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뒤 차씨가 "재단이 만들어지는데 비상임 이사를 해보겠느냐. 내가 최 회장에게 추천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별도의 면접 절차는 생략됐다.

이씨는 검찰에서 "최씨가 미르재단 회장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최씨가 재단 사업과 운영사항에 대해 회의를 했고, 큰 방향에 대해 제시를 했다"고 증언했다. 

또 "회의했던 내용에 대해 청와대에서 나중에 연락이 오는 걸 보고 최씨가 미르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분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미르재단과는 상관없다'며 발뺌한 최씨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진술이다.

이씨는 최씨가 '에콜페랑디' 사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도 했다. 미르재단이 추진한 에콜페랑디는 프랑스 요리학교와 제휴해 한국에 관련 요리학교를 개설하려던 사업이다. 

이씨에 따르면, 최씨는 사업의 진행 경과를 챙기며 김성현 사무부총장과 여러 차례 통화했다. 회의 과정에서는 정부 부처와 협조가 필요한 게 있으면 상의하라고 했다. 

이씨는 당시 요리학교 개설 공간 문제로 차은택, 김성현씨 등과 함께 이화여대 최경희 당시 총장을 학교로 찾아갔다고도 했다. 

또 차씨 등을 통해 최씨가 그 전에 이미 최 총장을 여의도에서 만났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에콜페랑디 사업에 관해 여러 차례 청와대 회의에도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가 많아 귀찮다'는 태도를 보이자, 청와대 비서관이 "V(대통령)가 관심이 많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최씨가 청와대와 긴밀하다고 여긴 근거로 미르재단에서 진행하던 아동영양식 개발 사업이 대통령 해외 순방프로그램에 포함되는 것을 본 사실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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