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사회

종말 고한 '여론조사의 시대'..빅데이터ㆍAI 활용해야

반응형
▲ 9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의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선거결과를 TV로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쳤던 여론조사와 반대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이른바 '여론조사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 

대선 직전까지도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들은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앞서고 있으며 선거인단 수에서도 압도적으로 승리한다는 예상 결과를 내놓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큰 차이의 선거인단 수로 승리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퓨리서치센터ㆍ마리스트칼리지ㆍ유고브ㆍ서베이몽키 등 여론조사기관의 유명 여론전문가들로 구성된 미국 여론조사 연합회는 9일(현지시간) 언론 배포자료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인단 승부에서 승자로 예상된다. 여론조사들이 이번에는 완전히 틀렸다"고 인정했다. 

이어 연합회는 "힐러리 클린턴이 득표수에서 승리할지는 몰라도 여론조사에서 예상했던 3∼4%포인트 우위보다는 낮을 것"이라며 "많은 조사가 클린턴 지지 수준을 과대평가했다"고 밝혔다. 

연합회가 뼈 아픈 '반성문'을 제출할 정도로 이번 여론조사가 빗나간 것을 두고는 '계층별 중요도 간과' '인구학적 지형 다변화의 과한 강조' 등이 꼽히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권은 대선ㆍ총선 등 각종 선거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맹신'하는 경향을 보였다. 

선거철이 되면 연일 여론조사기관ㆍ언론사 등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으며, 각 당들은 당 연구소를 통한 자체 여론조사도 실시해 왔다.

이를 근거로 경선 후보ㆍ본선 후보 등을 결정하고, '전략공천'을 시행하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모습이 됐다. 

18대 대선ㆍ20대 총선 등의 과정에서 이미 우리는 '여론조사 결과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고, 특히 20대 총선 과정에서 후보자들은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의미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를 대체할 '도구'가 없다보니, 여전히 여론조사에 의존해 온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번 미국 대선의 '쇼크'는 그동안 제기돼 온 '여론조사를 통한 학살'ㆍ'사표 조장'ㆍ'여론몰이' 등의 부작용이 강조되는 계기가 되면서 우리 선거ㆍ정치 문화 경종을 울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벌써부터 여론조사를 토대로 한 선거전략이 더 이상 설득력을 얻을 수 없게돼 버린 만큼 새로운 기법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예측 기법은 눈길을 끈다.

인도 벤처기업 제닉AI의 창립자 산지브 라이가 개발한 인공지능 '모그IA'는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힐러리 후보의 승리로 향하던 지난 달 28일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공개 플랫폼으로부터 수집한 데이터 2000만 건의 후보 연관성을 분석해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그IA'는 2004년부터 미국 대선 당선자 예측에 모두 성공했으며, 올해 초 미국 민주당ㆍ공화당 당내 경선 결과에 이어 대선 결과까지 성공적으로 예측했다고 알려졌다. 

예측결과가 모두 맞아떨어진 것에 대해 '모그IA' 개발자인 라이는 "AI는 편향되지 않은 설계로 여론조사가 갖는 왜곡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인들에게 있어서 정확한 '여론'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것은 온전한 소통을 위한 기본 덕목이다. 

때문에 종말을 고하고 있는 왜곡된 여론조사가 아닌 정확한 여론을 제공할 수 있는 빅데이터ㆍAI 기법에 대한 적극적 도입이 절실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