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 매물과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들의 투자금 회수용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지만 피인수 대상기업의 인기는 극과 극이다.
14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기업 M&A 시장에서 쌓인 매물이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거래가 지지부진한 양상이다.
골드만삭스 컨소시엄과 대성합동지주가 추진 중인 대성산업가스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진행된 ING생명 매각 협상도 3개월이 되도록 결론이 나지 않았다.
KDB생명도 삼수에 나섰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지난달 13일 마감한 예비입찰에 외국계 자본 2곳이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가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파는쪽은 9000억원은 받아야 손해를 보지 않지만, 사려는 사람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웨이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작년 말 매각 본입찰을 진행했으나 유력 인수 후보의 불참으로 현재 매각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코웨이의 기대 매각가격은 3조원 수준이다.
하이투자증권 매각 작업도 미궁속에 빠졌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적정 매각가는 5000억∼6000억원 선이지만 현대중공업 측은 1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현대시멘트(산업은행 채권단), 한국맥도날드(맥도날드) 등도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9일 마감한 금호타이어 매각 예비입찰에 총 10곳의 업체가 참여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열기였다. 내심 흥행 참패를 바랬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의 마음은 편치 않다.
금호타이어 지분 42.01%의 시장가치는 6000억원대 중반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약 9000억~1조원 선에서 매각가가 결정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16년만에 민영화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IMM PE,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7곳이 우리은행 지분 29.7%를 가져가기로 했다.
PCA생명은 미래에셋생명의 품에, 알리안츠생명은 중국 안방보험의 손에 넘어갔다.
삼성 롯데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많은 기업이 M&A시장에서 몸을 움츠린 상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도 문제지만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검찰의 수사가 주요 대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는 기업들의 경영활동 위축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SK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돌연사)할 수 있다"며 사업·조직·문화의 근본적인 혁신을 주문했다. 그 하나가 M&A전략이었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M&A도 잠정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업들로서는 총수의 잇따른 소환과 조사가 부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문호 기자 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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