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연예

[칸영화제] 정의와 복수의 당위성을 되묻는 '온리 갓 포기브스'

반응형


정의와 혈육의 복수를 위한 사적 응징은 무조건 옳기만 할까. 제66회 칸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 진출작 '온리 갓 포기브스'가 던지는 화두다.

개막 8일째인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처음 공개된 이 영화는 '드라이브'로 2년전 감독상을 받았던 덴마크 출신 니컬러스 윈딩 레픈 감독의 신작이란 점에서 상영전부터 현지 취재진과 평단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카 스턴트맨의 고독한 싸움을 담았던 '드라이브'는 당시 정통 액션물론 무척 드물게 칸의 호평을 이끌어 냈었다.

태국에서 형 빌리와 함께 무에타이 불법 도박과 마약 밀거래로 돈을 버는 줄리엔(라이언 고슬링)은 앳된 소녀를 잔인하게 죽인 형이 비슷한 방법으로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비보를 접하게 된다. 아들들의 범죄를 막후에서 조종하는 엄마 크리스탈(크리스틴 스콧 토머스)는 태국으로 급히 날아와 줄리엔에게 형의 복수를 지시한다. 범인을 찾던 줄리엔은 상대가 자경단의 리더인 전직 경찰 창(비데야 판스링감)이란 사실을 알고 일전을 준비한다.

폭력의 강도와 철학적인 무게감은 전작에 비해 훨씬 세졌다. 정의를 추구하는 창의 응징 방법은 아주 잔인하기 짝이 없어, 행위의 당위성을 의심하게 한다. 또 엄마는 세상에 둘도 없는 팜므파탈로 그려진다. 뒤틀린 모성애가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 강조하는 대목이다.

이 모든 설정과 표현은 레픈 감독의 오랜 철학에 기반한 것들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폭력을 같은 방식의 폭력으로 비판하는 기존 노선의 연장일텐데, 가끔씩 과유불급처럼 느껴지는 표현 수위가 뜨거운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킬 듯 싶다.

레픈 감독의 페르소나로 '드라이브'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춘 고슬링은 여전히 과묵하고 냉정하며 뜨겁다. 할리우드의 '대세남'으로 올라선 이유를 증명한다.

올해 칸 장편 진출작들 가운데 가장 먼저 국내에서 8월에 개봉된다. 한국 관객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해진다./칸=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