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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핀테크2.0 시대> ⑤끝. 미리 보는 1년 뒤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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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가 '핀테크(Fintech)2.0'을 위한 준비기간이었다면 내년엔 본격적인 핀테크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국내 금융권은 글로벌 IT금융의 공세에 대응해 기술개발 협력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은 IBK기업은행 '헬로 i-one'앱 시연 장면./IBK기업은행

⑤끝. 미리 보는 1년 뒤 금융 

지급결제 시장, 지갑 사라지고 '페이 전쟁' 본격화

중금리 대출시장, 인터넷은행 vs. 모바일은행 '격돌'

시중은행 大변신…특화점포·자산관리 서비스 방점

올 한해 금융권엔 ‘핀테크(FinTech·금융+정보기술)’ 열풍이 거셌다. IT기술과 금융의 융합은 인터넷·스마트폰 수요 증가와 맞물려 비대면 거래 채널을 활성화시켰다. 애플과 삼성 등 글로벌 IT기업이 전자결제 서비스업에 뛰어들었고, 카카오와 KT는 은행업에 도전장을 냈다. 

금융시장은 저금리·저성장·저수익이란 3저(低) 현상에 ‘경쟁심화’까지 더해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혁신 없는 서비스로는 높아지는 금융소비자의 욕구와 글로벌 IT금융의 공세를 당해낼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금융사들은 IT와의 ‘상생’을 택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IT기술과 금융의 만남은 ‘핀테크2.0’을 탄생시키며 금융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소비자에겐 금융사 간 서비스 각축전에서 주도적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아는 만큼 더욱 윤택한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6 금융, 가상 시나리오 

#1. 때는 2016년 12월 20일. A씨는 지인들에게 선물할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르기 위해 서울 명동에 왔다. 가게 앞에는 하나같이 ‘All’이란 단어가 새겨진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애플페이’, ‘삼성페이’, ‘카카오페이’에 이어 올해 들어 출시된 20여개 간편 결제 서비스가 모두 사용 가능하다는 표시다. A씨가 가게에서 물건을 고르고 스마트워치를 카드단말기에 가져다 대니 단 1초 만에 결제가 이뤄진다. A씨 스마트워치에 진동이 울린다. 조금 전 홍콩에서 A씨 카드로 결제가 이뤄졌다고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이 알려준다. A씨는 즉각 카드회사에 사실을 알려 홍콩에서의 결제 사실을 취소하고 새로운 전자카드정보를 생성 받는다.

#2. 2016년 12월 21일. 내년 3월 입사를 앞둔 B씨는 28세 청년이다. B씨는 대학생활 틈틈이 아르바이트해 생활비에 보탰으나 졸업과 함께 떠안은 빚은 2000만원이 넘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주인이 전셋값을 올려달란다. 그는 대출을 받기 위해 찾은 시중은행에서 ‘고정 소득이 없고 카드사용 등 금융권 거래 내역이 부족해 신용등급 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출을 거절당했다. B씨는 ‘카카오뱅크’와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로 했다. 이곳에선 B씨가 학자금대출 이자와 통신비를 꾸준히 내고 있으며, 소셜네트워크 활동에서도 평판이 좋다는 점을 높게 사 중신용자로 분류했다. B씨는 취업 후 원금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10~15%대 중금리대출보다 싼 연 7%대 이자로 대출을 받게 됐다.

◆핀테크, 직업까지 바꾼다 

#3. 2016년 12월 22일. 은행원 C씨는 지난 3월 경기도 한 지역에 개점한 ‘은퇴설계 특화점포’에서 일한다. 그 이전에는 서울 강남에서 창구업무를 담당했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은행권은 대대적인 점포 축소와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1년 전만 해도 쉽게 볼 수 있었던 일반 점포는 눈에 띄게 줄었고, 지역과 수요층별 특화점포가 확대됐다. C씨는 특화점포에서의 업무만족도가 더 높다고 한다. C씨는 이곳 점포를 찾아오는 40~50대 중장년층의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봉사에도 1주일에 한 번씩 참여하고 있다.

#4. 2016년 12월 23일. ‘인터넷금융 보안관’과 ‘모바일 자산관리사’가 올해 신(新)직업 군에 이름을 올렸다. 

인터넷금융 보안관은 금융거래가 비대면 중심이 되면서 금융소비자가 느끼는 보안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탄생시킨 직업이다. 전문 자격증을 취득해 국가가 공인한 보안업체에서 직무를 수행한다. 일반 금융사도 FDS을 가동해 불법거래를 방지하고 있지만 보안관은 고객을 대신해서 판단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게 된다. 보안관은 고객의 거래 동향을 분석한 뒤, 조금의 이상 징후라도 포착되면 ‘선조치 후보고’ 한다. 

모바일 자산관리사는 인터넷전문은행 고객의 자산관리를 위해 생겨났다. 인터넷전문은행 고객은 거래 시 이자 대신 포인트나 상품권 등을 받을 수 있다. 자산관리사는 이를 현금화해 CP(기업어음)·CD(양도성예금증서)·콜 등 실적 배당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관리해준다.

◆하루가 다른 ‘기술혁신’ 

핀테크2.0에 따라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무수히 많다. P2P(개인 대 개인)대출, 크라우드펀딩 등이 사업자나 창업자에게 ‘가뭄의 단비’가 되지만 기술고도화는 금융 사각지대 문제를 더욱 고착화시킬지 모른다. 또 개인정보동의 아래 이뤄지는 금융거래가 지속적인 해킹위험 노출돼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런데도 전 세계는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핀테크를 지목한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선 우리보다 한발 앞서 IT기업의 금융 진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막대한 자금을 핀테크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인 매킨지(Mckinsey)는 오는 2025년까지 핀테크 기업이 은행 수익의 60%를 가져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핀테크 기업이 기술력을 앞세워 개인을 상대로 한 소매금융(Retail Banking), 중소기업대출, 자산관리 분야 등에서 은행 수익을 가져갈 것이란 설명이다. 

이제 금융은 ‘무풍지대’가 아니다. 스마트한 금융을 위한 결제·송금, 플랫폼, 데이터분석, 소프트웨어 영역 전반에 걸쳐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혁신’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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