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채권단이 만장일치로 추가 지원을 거부하면서, 국내 1위 해운사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초읽기 단계에 들어섰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정상화 과정에서 필요한 유동성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추가 지원 불가 결정을 내렸다.
한진해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30일 긴급회의를 마치고 한진 측이 제시한 '경영정상화 관련 최종 입장'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한진해운 추가 지원 불가 이유로는 유동성 부족 문제를 꼽았다.
이 회장은 "소유주가 있는 개별 기업의 유동성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겨해야 한다는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한진그룹측에 부족자금 해결방안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한진 측은 부족자금 일부만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이 제시한 방안에 대해 채권단은 부족자금 대비 지원 규모가 부족하고, 경영정상화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한진 측 최종 제시안은 전체 부족자금 대비 지원 규모가 부족하고 자금 투입시기 등을 고려할 경우 회사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미약해 경영정상화를 이루기에 크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 ▲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긴급 한진해운 채권단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이날 한진해운 채권단은 만장일치로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 불가 결정을 내려 한진해운은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뉴시스
대규모에 달하는 지원액이 기업가치 제고보다는 해외 채권자들의 채권 상황에 쓰일 것도 우려되는 문제였다.
이 회장은 "대규모 상거래 연체 채권이 6500억에 달하는데다 신규자금이 기업가치 제고에 투입되지 못하고 용선료 항만 하역비 등 미지급 연체금 상환에 쓰일 수밖에 없다"며 "지원에 따른 수혜자의 대다수가 해외 채권자들"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원칙과 기존 처리 사례와의 상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진해운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은 자체적으로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한 현대상선과 형평성 문제가 야기될 수 있으며, 그동안 수차례 밝혀온 구조조정 원칙과 근본적으로 상충된다는 의미에서다.
또 정상화에 필수적인 선박금융 유예 등 협상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점도 지적했다.
이 회장은 "한진해운의 용선료·선박금융 협상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단계로 그 결과를 예단키 어려우며 협상 종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과의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조 회장과 한 번 만났는데 생각의 차이나 상황을 보는 시각의 차이가 상당부분 있었기 때문에 근접할 수 없었다"고 했다.
- ▲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만장일치로 한진해운의 추가 지원 불가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국적선사 1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앞 신호등에는 빨간불이 켜져 있다./뉴시스
한진해운의 정상화가 무산될 경우 채권단은 금융위·금감원 등 관계기관과의 협조해 중소협력업체 신용위험평가, 맞춤형 금융지원을 실시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경우 해상물동량 운송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항만운영에도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수부 등 정부에 대응 조치를 요청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써는 채권단 지원 불가 결정이 내려진 상태기 때문에 다음달 4일에 자율협약이 종료되는 상황에서 다시 협상안이 나올 경우를 가정해서 말하는 건 어색하다"면서도 "하지만 최후까지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과의 합병에 대해서는 "합병을 전제로 한 어떤 시나리오가 없었다"면서도 "향후 선택 경우의 수는 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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