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 현대오일뱅크가 우여곡절 끝에 애물단지에서 그룹의 구원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지난 1964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정유회사인 극동석유공업이 모태다. 1988년 극동정유로 이름을 바꾼 뒤 1993년 현대그룹이 극동정유 지분 85.88%를 확보하면서 현대정유가 설립됐다. 지난 2000년에는 아부다비 국영석유 투자회사(IPIC)가 5억1000달러를 투자해 IPIC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이후 2010년 현대오일뱅크는 다시 현대중공업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처럼 현대오일뱅크로 탈바꿈하며 숱하게 체질 개선 끝에 이젠 그룹의 핵심으로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오일뱅크의 매각과 상장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그룹은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는 사상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293억원으로 전년대비 178.21%가 늘었다. 매출액은 현대오일뱅크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가격 인하로 전년 대비 28.75% 줄어든 13조96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알짜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오일뱅크의 상장 여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비주력 자산매각과 희망퇴직 실시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인력 추가 감축을 제외하고 내세울 만한 자구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측이 오일뱅크를 매각하거나 올해 안으로 기업공개(IPO)를 할 것이라는 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오일뱅크는 지난 2011년부터 상장을 추진했지만 업황 악화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이처럼 현대중공업의 지속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다시 현대오일뱅크 상장설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KEB하나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에 '현대오일뱅크 조건부 매각'안을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일 현대중공업은 "시장 여건이 우호적으로 형성되면 현대오일뱅크를 국내 증시에 상장할 수 있으나 현재까지 검토된 적은 없고 프리 IPO역시 검토한 적이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설이 지속해서 나오는 이유는 수주절벽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선수금 감소로 자금 운영 계획이 차칠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으로 차입금 축소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가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인식이 되다보니 지속적으로 상장설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여건이 우호적으로 진행된다면 상장을 검토할 수 있지만 현재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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