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www.metroseoul.co.kr/news/photo/201309/240178_56351_3530.jpg) | | ▲ 강덕수 STX그룹 회장. 9일 STX조선해양의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직에서 사임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 강덕수 STX 회장이 물러난다.
STX조선은 9일 오후 2시 이사회를 열고 채권단이 추천한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과 류정형 STX조선 부사장(조선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강 회장은 이사회에서 "경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채권단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1시간동안 진행된 이사회에서 일부 사외이사는 강 회장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강 회장은 "사사로움이 없을 수 없지만 회사를 살리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대승적으로 채권단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건은 27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 '샐러리맨 신화' 강덕수 회장 영욕의 40년
강덕수 회장은 재벌 2세 또는 명문대 출신이 즐비한 CEO 세계에서 '제2의 김우중'으로 불리며 독보적인 인물로 꼽혔다.
그는 1973년 쌍용그룹 계열사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입사하면서 기업인의 삶을 시작한다. 마침 올해는 강 회장의 사회생활 꼭 40년이기도 하다. 인맥과 스펙이 출세 조건인 한국 사회에서 그는 탁월한 업무 감각으로 30대 부장 직함을 달고, 1995년 쌍용중공업 이사, 2000년 쌍용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승장구했다.
IMF로 쌍용그룹 경영난이 악화되자 당시 쌍용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였던 강 회장은 전 재산을 밑천삼아 회사를 인수했다. 월급쟁이에서 오너가 된 그는 2001년 STX를 만들었고 선박엔진을 중심으로 조선업, 해운업 등으로 사업을 늘리며 재계 13위까지 사세를 확장했다.
STX는 출범 10년만에 2011년 매출 100배 성장, 임직원 수는 900명에서 6만7000명으로 75배나 증가했다. 세계가 놀란 성장 속도와 업계 최고 대우 등으로 국내외 유수 인재들에게 STX는 신의 직장 중 하나였다.
강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는 STX 성장의 원동력이었지만 2009년 국제 금융 위기 이후에는 감당할 수 없는 부메랑으로 날아왔다.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나오는 STX의 수익구조가 강점이 아닌 약점이 된 것이다. 과도한 M&A로 인한 부채 증가와 함께 해양업계 침체로 대형 수주가 물거품이 되는 악재도 이어졌다.
끝내 STX는 올봄 유동성 위기에 빠지며 창사 최대 고비를 맞았다. 사회생활 40년, STX 출범 12년만에 강덕수 회장은 영욕의 기업인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장윤희기자 unique@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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