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반과 범죄조직 대결
다뤄…정우성 첫 악역 '눈길'
탁월한 기억력과 관찰력을 자랑하지만 아직은 설익은 새내기 경찰 윤주(한효주)는 어려운
테스트를 뚫고 황반장(설경구)이 이끄는 경찰내 특수 부서인 감시반에 합류한다. 때 마침 주도면밀한 제임스(정우성)의 주도로 신용금고가 털리는
사건이 벌어지고, 감시반 요원들은 제임스 일당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위기를 감지한 제임스는 감시반을 상대로 역습을
꾀한다.
다음달 3일 개봉될 '감시자들'은 그동안 국내에서 제대로 만들어진 적이 거의 없었던 범죄 스릴러 장르에 속한다. 제대로
만들어진 적이 거의 없었다는 것은 테크닉적인 측면에서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기존의 작품이 부족하다는 뜻일텐데, 다행스럽게도 '감시자들'은 이같은
우려를 영리하게 비켜간다.
우선 촬영과 편집이 깔끔하고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테헤란로의 고층 빌딩과 청계천, 서소문 고가도로
등 서울 도심을 헤집고 다니는 카메라는 등장인물과 제3자의 시선을 자유롭게 오가며 줄거리와 캐릭터의 심리를 폼 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감시반과 범죄 조직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빠른 호흡으로 연결하는 편집의 완성도 역시 무척 높다. 장르의 특성상 범죄
스릴러의 편집은 0.1초의 리듬만 놓쳐도 자칫 속도감을 잃어버리기 쉽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아 마땅한 기술적 성과다.
이처럼 근사한
포장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배우들의 '경제적인' 연기다. 주요 출연진 대부분이 쓸데없이 흥분하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감상적이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여기에 한효주와 설경구는 성장 드라마의 멘티와 멘토로 훈훈한 온기를, 정우성은 연기의 곁가지들을 모두 쳐낸 데뷔
후 첫 악역 변신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각각 불어넣는다.
2002년 스물 여섯 살의 나이로 '일단 뛰어'를 연출해 당시 국내 최연소
장편 상업영화 연출 기록을 세웠지만, '조용한 세상'을 거치면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조의석 감독이 삼세판 만에 비로소 결실을 본
듯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