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고 시집살이 겪은 채원이와
달라 작품 끝났으니 이젠 내조 집중해야죠 요정 이미지 벗고 카멜레온 연기자 꿈
시청률 30%를 넘기며 인기를
모았던 MBC '백년의 유산'이 막 내리고 지난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진은 극중 열연했던 채원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너무
착해 빠져 고된 시집살이에 이혼까지 겪었던 극중 인물과 달리 "똑똑하게 일과 가정 둘다 행복하게 꾸려가고 싶다"고 똑 부러지게 말하는 신세대
새댁이었다.
# 출연작 연달아 히트…막장 비판 신경안써
시청률 50%를 넘은 KBS2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삼대째 내려오는 국수 공장을 둘러싼 인물들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이번 작품까지 연달아 히트했다.
극 초반 채원이 못된
시어머니 영자(박원숙)에게 머리채를 휘어 잡히고 정신병원에 감금 당하는 등 모진 수모를 겪으면서 시청률이 쑥쑥 올랐다. 철규(최원영)와 이혼한
극 후반에는 사랑하는 채원과 세윤(이정진)이 각자 아버지와 어머니의 결혼으로 의붓 남매가 되면서 결말을 두고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50부작을 찍어본 게 처음이라서 힘들었지만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여러 선배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죠.
특히 박원숙 어머니는 극에서와는 달리 성격도 좋고 열정도 대단하세요. 저요? 실제론 시집살이는 겪은 적도 없고, 성격도 채원이보다 당당한
편이죠."
극악무도한 시어머니에 의붓 남매의 사랑과 결혼까지 자극적인 요소들 탓에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도 받긴 했지만, 유진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아마 초반 시집살이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온 것 같아요. 그러나 채원과 세윤의 사랑은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매잖아요. 오히려 시어머니와
어머니의 구분이 없어졌으니 명절에 편할 것 같아요. 하하하. 최악의 시집살이를 경험하다가 두 번째 결혼은 잘 한 것 같아 마음에
든답니다."
# 연기·가사 병행 힘들어…튀는 역할 욕심
실제로는 결혼 3년째, 깨소금 향기 폴폴 나는
신혼생활을 즐기는 새댁이다. 2009년 드라마 '인연 만들기'로 만난 기태영과 2011년 결혼했다. 기태영이 이번 드라마의 후속인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에 출연해 인기 바통을 잇는다.
"연기와 가사를 병행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불가능해요. 지난 6개월간
드라마를 찍느라 바빠서 오빠 밥조차 잘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이젠 드라마가 끝났으니 잘 먹여야죠. 하하하."
일과 가정을 영리하게 잘
분배하고 싶다는 그는 "내 직업이 평범하지 않지만 김유진(본명)이라는 사람의 인생은 최대한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남편을 향한 사랑과 가정의
소중함을 내비쳤다.
물론 연기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착하고 수동적인 여주인공에서 벗어나 특색 있고 튀는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SES로 활동하면서 얻은 요정 이미지를 이젠 벗고 싶다. 카멜레온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또
한 가지 작은 바람이 있다면 멤버인 바다·슈와 함께 연기하는 것이다. 이번 드라마와 같은 시간대에 방영된 SBS '출생의 비밀'에 SES 시절
경쟁 그룹이었던 핑클의 성유리와 이진이 함께 출연하는 것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연기하면서 옛 시절을 추억하며
수다를 떨겠죠?"
사진/서보형(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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