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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위기의 '지하철', 숨 못쉬는 혼잡도에 내진설계 부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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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지하철 승강장 모습. 일평균 300만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이 역사 또는 노선마다 혼잡도, 내진설계 부진 등의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시스

일평균 300만이 이용하는 서울시 지하철이 역사 또는 노선마다 과도한 혼잡도, 내진설계 부진 등의 문제를 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6000억여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서울 최고 '지옥철'은 9호선 

서울지하철 중 가장 혼잡한 '지옥철'은 9호선 급행열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 내 혼잡도가 가장 높은 곳은 4호선 동대문문화역사역과 사당역이다.

4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안전행정위원회)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지하철 열차와 역사 혼잡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하철 열차 내 가장 혼잡한 노선과 구간은 9호선 급행열차 '염창역→노량진역' 구간이다. 

지하철 이용객이 가장 많은 출근시간대 오전 7시~9시 사이에는 9호선 모두가 200%가 넘는 혼잡도를 보였으며 '염창역→노량진역' 구간은 233%로 가장 혼잡했다. 

혼잡도는 열차 1차량 정원(158명)이 다 탔을 때를 100%으로 한다. 175%는 좌석 앞 중앙에 3열이 서있고 각 출입문 부근에 35명 정도가 서있는 수준이다. 225%를 넘을 경우 호흡곤란 증세까지 보일 수 있다.

2년 주기로 측정하는 열차 내 혼잡도는 1~8호선 모두 2013년 대비 2015년 혼잡도가 줄었지만 9호선은 오히려 일반열차와 급행열차 모두 혼잡도가 증가했다. 

9호선 외에 열차 내 혼잡도 관리기준 150%를 초과하는 노선 및 구간은 2호선 '사당→방배' 구간이 출근시간대인 오전 8시30분~9시까지 192%, 퇴근시간인 오후 6시30분~7시까지 '방배→사당' 구간이 175%로 가장 혼잡했다. 4호선은 오전 8시~8시30분까지 '혜화→동대문' 구간이 176%, 7호선도 동일 시간대에 '가치울→온수', '중곡→군자' 두 구간이 160%대로 노선 내에서 가장 혼잡했다. 

서울시는 9호선 지옥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9월부터 출근시간대 가양⇔신논현까지 '셔틀급행열차'을 운행을 시작하여 혼잡도를 10~50%정도 줄였지만 여전히 다른 지하철 노선에 비해 혼잡도가 높은 편이다.

지하철 역사 내 혼잡으로 서비스 수준이 기준치에 미달하는 역사는 1~4호선까지 11개 역사였다. 승강장·계단·통로 모두에서 기준치 이하인 역사는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사당역이다. 이 두 개역은 계단과 환승통로 모두에서 타인에 떠밀려 움직이는 최하위 단계인 'F등급'을 승강장에서도 타인과 접촉이 발생하는 상태인 'E등급'을 받았다.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역도 환승통로 'F등급', 승강장 'E등급'이다. 1호선 서울역은 승강장과 통로에서 'E등급', 2호선 시청·신설동·신도림지선역과 3호선 종로3가·고속버스터미널역 등 5개 역사가 승강장에서 'E등급', 2호선 신림역과 3호선 충무로역이 계단에서 'E등급'을 받았다. 1~4호선 11개 역사의 혼잡도를 개선하는데 4774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최근에 건설된 5~9호선은 기준치 미달(E,F등급) 역사가 없었다.

◆1~4호선 지진에 무방비 

서울 지하철 1~4호선은 타 노선보다 지진에 취약하다.

진선미 의원이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한 결과, 서울 지하철 1~4호선의 36.3%(53.2km)가 내진성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의 내진설계 반영률은 전체 146.8km 중 3.6%인 5.3km에 불과하다. 나머지 141.5km에 내진설계가 미반영 됐다.

내진설계 미반영 구간에 대한 내진성능 평가에 따르면 88.3km(60.1%)는 내진설계 없이도 지진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그 외 53.2km는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돼 내진보강이 필요하다.

호선별로 1호선이 67.3%(9.8km 중 6.7km)로 가장 지진에 취약했다. 이어서 4호선이 35.6%(33km 중 11.7km), 3호선이 27.7%(41.9km 중 11.6km), 2호선이 27.4%(62.1km 중 23.3km)로 뒤를 이었다.

서울시는 지하철 1~4호선이 지진에 취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2020년까지 내진성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는 지진에 특히 취약한 고가철도·교량 및 지하구간에 우선적으로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내진보강이 필요한 53.2km 중 2km만 보강인 완료된 상태다. 

서울 지하철 1~4호선 내진보강을 위해서는 향후 5년간 총 1804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관리하는 5~8호선의 경우는 추가적인 내진보강공사가 없어도 문제가 없다는 평을 받았다. 5~8호선의 경우 내진설계 반영비율은 전체의 6.5%(11.17km)에 불과하지만 내진성능 평가에서 전구간이 1등급 판정을 받았다. 

진선미 의원은 "매일 300만명이 사용하는 1~4호선이 지진에 취약하다는 것은 한 차례 지진이 대규모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서울시는 지하철 내진공사 예산을 빠른 시일 내에 확보해 지하철 내진성을 보강해서 지진에도 안전한 지하철로 거듭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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