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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음악실험 6년 끝 '新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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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45)이 6년간 이어온 음악실험의 마지막 매듭을 지었다. '쓰리 웨이브즈 오브 언익스펙티드 트위스트'라는 이름의 3연작 시리즈로 '라디오 웨이브'(2008) '러브 어 클락'(2009)에 이은 마지막 미니앨범 '그레이트 웨이브'를 발표했다. 마침내 지난 열 장의 정규앨범에 대한 에필로그이자 앞으로 시도할 음악의 프롤로그를 완성했다.


◆ '앨범 판매량 1500만장' 가요 역사

1990년 데뷔 앨범 158만 장, 5집 247만 장 등 7장의 앨범을 연속 100만 장 이상 팔았다. 누적 앨범 판매량만 1500만 장을 넘기며 한국 가요계에 큰 획을 그었다. 10장의 정규 앨범 뒤에 기획한 3연작 미니앨범은 "흥행 감독이 실험적인 단편영화 세 편을 찍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2006년 10집까지 내고나니 11집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20년 넘게 꾸준히 앨범을 냈고, 앞으로 20년은 더 음악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간 점검이 필요했죠. 지난 6년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신승훈 이제 힘 빠졌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석 장의 앨범을 통해 앞으로 어떤 걸 할 수 있고 해야 하며, 하지 말아야 할 지 깨닫게 됐어요."

4년으로 계획했던 3연작 기간은 6년으로 늘어났다. 이번 앨범을 작업하기 전에 2년간 아예 음악을 끊고 지내기도 했다.

"음악을 들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어요. 내가 미친 건지 음악이 미친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한 노래를 200번 이상 듣던 제가 말이죠. 돌이켜 보면 나태해졌던 거죠. 그 후로 8~9개월간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미친듯이 들었어요."

슬럼프를 거치며 비워야 채워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내가 그동안 너무 목숨 걸고 음악을 했고,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조용필 선배님이 '헬로'에서 6개의 악기로만 그런 사운드를 만들어 낸 것에 감탄했어요. 단지 젊은 감각이라고만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것을 비운 뒤에 나오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음악이라고 느꼈죠.


   
 
◆ 신곡 5개·리메이크 4곡…장르 종합세트

이번 앨범에는 5개 신곡과 두 장의 미니앨범에 수록된 4곡을 리메이크해 담았다. 모던록과 크로스오버를 추구했던 지난 앨범에 이어 이번 앨범에도 다양한 실험을 가미했다.

타이틀곡 '쏘리'는 한국적인 애절함을 접목한 브리티시 록이다. '러브 위치'는 1980년대 펑키 디스코로 버벌진트의 랩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내가 많이 변했어'는 재즈적인 요소의 피아노 진행과 힙합 리듬이 만난 재즈합 장르로, 다이나믹듀오의 최자가 피처링을 맡았다.

"힙합에만 유독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니라 안 해봤던 장르를 겪어보고 싶었던 거죠. 지금 아니면 언제 해 볼 지 모르겠더라고요. 일렉트로닉 쪽으로도 깊게 관심을 가졌더니 클래지콰이의 클래지가 '형님 너무 가셨습니다'라며 말리더라고요."

수록곡 전체를 작곡했지만 이번에도 작사는 하지 않았다. 2004년 9집 '두 번 헤어지는 일' 이후 작사를 중단했다.

"철이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가수는 철이 들면 안 되는데, 진정성 있는 가사를 쓰기에는 6년간 철이 들어버렸어요. '보이지 않는 사랑'도 10분 만에 썼는데 어느 순간 감정이 무뎌졌죠. 11집부터는 다시 써야죠."

감정이 메마르도록 연애와는 담을 쌓고 지내왔지만 앞으로도 이렇다 할 계획은 없다.

"열애설이 있으려면 지난 23년간 늘 따라 오는 게 나은데 그동안 쭉 없었으니 이왕이면 앞으로도 없었으면 해요. 상대방에게 미안해서죠. 그래도 요즘은 사흘에 한 번씩 만나던 (김)민종이와 자주 안 만나니 연애 기회는 많아지지 않을까요."/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사진/도로시컴퍼니 제공·디자인/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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