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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전통시장들,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웃긴 웃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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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 세일 페스타(KSF)에 참여하고 있는 전국의 전통시장이 비수기인 10월에 나름대로 매출이 증가하고, 고객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 정책의 주무부처인 중소기업청의 주영섭 청장(왼쪽 두번째)이 12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 한 상점에서 물건을 사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중소기업청

전국의 전통시장들이 '코리아 세일 페스타(KSF)'로 그나마 웃고 있다.

통상 추석 연휴가 끝나면 전통시장들은 개점휴업 상태를 맞는다. 하지만 정부가 소비를 촉진시켜 내수를 살리기 위해 현재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KSF가 고객들의 발길을 전통시장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백화점, 대형마트, 전통시장 할 것 없이 일시적으로 세일행사 등을 진행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전통시장의 '풍요속 빈곤' 현상은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는 온누리상품권과 상인회 중심으로 진행되는 각종 이벤트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대부분 국민 혈세로 지원하는 것은 전통시장이 자생력을 기르고, 지속성을 갖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2일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 대규모 특별할인기간중 행사에 참여한 전국 50곳 시장 가운데 64.4%가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 동기 대비 평균 매출액도 18.5%, 고객수는 22%가 늘었다. 

이는 소진공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이들 50곳의 시장 상인 250명, 고객 1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해 내놓은 결과다.

서울 중곡제일골목시장 류정래 상인회장은 "이달 말일까지 행사를 예정하고 있는데 지난달 말 행사를 시작한 이후 대부분 상점의 매출이 전달보다 20% 정도 늘었다. 3만원 이상 구매 고객들에게 긁는 복권을 제공해 발길을 유도했고, 온누리상품권 5000원권·흑미 1㎏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를 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면서 "인근에 있는 워커힐호텔과 협약을 맺고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것도 주효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에는 워커힐에 숙박하는 중국인 관광객 약 300명이 시장을 다녀갔다. 호텔에서 온누리상품권 1만원권을 이들 관광객에게 무료로 제공했고, 결국 300명이 이날 시장에서 쓴 액수는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주안동에 있는 신기시장 상인회 관계자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KSF에 참여했다. 1만원 이상 구매자에겐 룰렛 게임을 제공해 식용유, 휴지 등을 타갈 수 있도록 행운을 줬고, 노래자랑, 대표 상품 할인행사 등을 진행하면서 고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고 그만큼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 있는 육거리시장도 시장내에서 구입한 제품 금액이 2만원이 넘었다는 영수증을 제출하면 5000원권 온라인 상품권을 제공하는 '머니백' 행사, 농·축·수산물 80% 세일 등을 펼치면서 고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달 27일엔 가수 홍진영씨 등을 초청해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남대문시장도 이달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글로벌 특가 데이'를 열고 분위기에 편승키로 했다. 

남대문시장은 이달 초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보다 편리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외국인 전용'글로벌 커뮤니티 라운지'를 새로 열기도 했다.

전통시장 정책을 총괄하는 주영섭 중기청장은 이날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주 청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이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동참함에 따라 금번 행사를 통한 내수진작 효과가 전통시장 등 민생경제로 확산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전통시장이 KSF의 주역으로서 당당히 한몫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쉬운 대목도 있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오동윤 교수는 "침체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규모 소비 촉진 행사를 연 것은 마땅한 경기 부양책을 쓸 만한 것이 없는 지금 시점에선 적절한 조치였던 같다"면서 "다만 대기업 등이 운영하는 백화점, 아웃렛, 대형마트와 함께 행사를 진행하다보니 소비자들의 발길이 전통시장보단 이들로 더 몰려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 교수는 또 "지방 전통시장의 경우 사실상 수요가 제한돼 있어 수도권 소비자들을 유도하기 위해선 임시공휴일과 병행했더라면 지역 경기부양과 소득 분배 효과를 더욱 톡톡히 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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