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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여행

제주의 봄으로 당신을 유폐시켜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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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봄, 제주의 꽃밭에서 자유(자발적 유배)를 꿈꾸다

제주의 봄으로 당신을 유폐시켜보세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제주는 아이러니하게도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배지였다. 추사 김정희는 제주에서 국보 180호인 '세한도'를 완성했으며, 조선왕조실록에 3000번이나 이름이 등장한다는 송시열의 마지막 유배지이자 광해군이 삶을 마감한 곳도 바로 제주다.

이 같은 제주의 유배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제주유배길은 조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유배인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 걷는 도보 여행 코스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길로 의미가 깊다. 도시의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유폐시키는 제주 '자유' 힐링여행은 사색과 성찰의 기회를 선물한다.

   
 
▲유채꽃 흐드러진 추사유배길

유채꽃으로 장식된 산방산 주변의 추사유배길은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제주추사관을 중심으로 3코스(집념의 길·인연의 길·사색의 길)로 나뉜다. 각 코스의 길이는 10~12km로 도보로 3시간 가량 소요된다.

집념의 길은 제주추사관에서 출발하는 순환코스로 정난주마리아묘, 단산, 대정향교 등을 지난다. 특히 단산은 일반 오름들과 달리 박쥐가 날개를 펼친듯 뾰족한 모습으로 '바굼지오름'이란 별명이 붙었다.

인연의 길은 추사관에서 오설록 녹차박물관까지 이어지며 수월이못, 옹기도요터, 매화밭이 중간에 자리잡고 있다. 차를 무척 사랑했던 추사의 발자취를 따라 녹차박물관에서 따뜻한 차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힐링 코스다.

사색의 길은 추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던 대정향교에서 출발해 안덕계곡에서 끝맺는 코스로 약 4시간이 소요된다. 추사의 전각을 새겨놓은 길과 산방산의 웅장함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홍랑의 눈물' 전농로와 성안유배길

제주시내 전농로의 왕벚꽃길은 애달픈 사랑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정조 시해사건에 연루돼 제주로 유배된 조정철을 사랑한 홍윤애가 갖은 고문 끝에 목숨을 잃자 유배기간을 마친 조정철이 제주 목사로 돌아와 죽은 애인을 추모하는 시를 남긴 것. 전농로는 홍윤애가 살던 곳으로 훗날 '홍랑로'라는 별칭이 붙었다.

홍랑로와 가까운 곳에는 성안유배길이 조성돼 있다. 제주목관아를 중심으로 광해군과 우암 송시열을 비롯해 이익·김정 등의 유배적거터가 남아있으며 제주시내와 동문시장을 돌아볼 수 있는 순환코스로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방선문의 꽃잔치와 면암유배길

조선 선비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불리는 면암 최익현을 기리며 걷는 면암유배길은 연미마을회관에서 시작해 방선문으로 끝나는 5.5km 도보코스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항일운동의 정신이 살아있는 조설대와 면암이 제자들을 가르쳤던 문연대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종착점인 방선문은 '신선이 방문하는 곳'이라는 뜻으로 봄에는 철쭉꽃이 장관을 이루며 제주도 최고 경치인 영주십경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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