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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최경환·윤상현 공천개입 의혹'에 발칵…혼돈의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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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서도 입장 엇갈려…당권 주자들 '거리두기'·비당권주자 '두둔'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새누리당이 발칵 뒤집혔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4·13 총선 공천개입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사상 최대 위기를 맞았다.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의 연루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가운데 그가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이 벌집을 쑤신 분위기다.

친박을 자인하며 당 대표 도전장을 내민 후보들은 거리두기에 나섰다. 8·9 전당대회(전대)가 혼돈 속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여기에 친박계에 대한 당내 비판 강도가 높아지면서 화살이 현 정권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 서청원 의원이 19일 오전 입장자료를 통해 8.9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는 서 의원의 모습./뉴시스

서 의원은 19일 오전 입장자료를 통해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서 의원은 "저의 결론은 '지금은 제가 나서기보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할 때'라는 것"이라면서 "당내 경선은 '당의 화합'과 '치유'의 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저는 당내 최다선으로서 새로운 대표와 지도부에 병풍이 되겠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8선으로 현역 최다선이다. 

정치권은 서 의원의 불출마 배경으로 최근 불거진 최경환·윤상현 의원의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을 지목하고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두 의원은 '대통령의 뜻'을 운운하며 친박계 핵심들을 거론, 출마 지역 변경을 전제로 '친박 브랜드'로 공천권을 약속했다. 이 가운데 해당 지역이 서 의원의 지역구로 밝혀지면서 개입 의혹까지 불거지자 부담이 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전날 벌어진 '친박 녹취록 파문'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총회는 당초 이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배치에 대한 긴급현안 질의를 위해 소집됐지만 비공개 시간 대부분이 녹취록 파문에 대한 비판에 할애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녹취록 파문과 서 의원의 불출마로 8·9 전대도 격랑에 빠져들 조짐이다. 친박계에 등을 돌린 마당이지만 비박계에서도 뚜렷한 인물이 없다는 평이다. 계파를 막론하고 대부분 후보가 '경선 완주'를 외친 까닭에 표 분산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친박계에선 이정현·이주영·한선교 의원이 출마선언 초반부터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당 안팎 여론이 친박계에 등을 돌리면서 비박계가 유리한 상황이지만 주호영 의원의 경선 완주 의사가 강해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정병국·김용태 의원은 당초 "앞선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상의를 한 바 있다. 

▲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의 전대 불출마 선언으로 주호영 의원이 TK(대구, 경북) 유일한 후보로 집중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전날(18일) 국회에서 '윤상현 녹취록'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는 주 의원의 모습./뉴시스

현재로선 당 대표 전대 레이스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는 사람은 주 의원이다. 양 계파가 모두 구심점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표심이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등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뭉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 의원은 비박계이면서 유일한 TK 출신이다. 처음부터 '단일화 반대'를 외친 까닭에 복잡한 구도에 얽힐 가능성도 적다. 

한편 비박계 당권주자들은 한 목소리로 최경환·윤상현 의원을 비판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을 판 그 사람들에게 국민도 속고 대통령도 속으신 것이냐,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답하셔야 한다"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친박계에서는 당권주자의 경우 '거리두기'를, 비당권주자들은 녹취록 공개의 저의를 의심하며 인식 차를 보였다. 당권주자인 한선교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 개입 파문과 대통령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최·윤 의원이 대통령을 팔아서 호가호위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반면 비당권주자인 한 의원은 이날 의총 직후 "(녹취록 공개 행위는) 인간쓰레기 같은 것"이라면서 "능력도 안 되는 사람이 경선에 나가려 하니 두 의원이 나선 것"이라며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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