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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최다니엘 "막차 탄 캐스팅…연구원 연기 부담 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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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다니엘(26)은 다양한 매력의 소유자다. 순박한 얼굴을 하다가도 무서운 눈빛을 내뿜으며 매 작품마다 변신을 거듭한다. 평소에도 장난기가 넘치다가 이내 인생의 철학이 담긴 듯한 진지한 말을 내뱉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한국영화에서 처음 시도하는 타임스릴러물 '열한시'(28일 개봉)에서도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 CG작업으로 상영 늦어져

이 영화는 시간이동 프로젝트 연구원들이 24시간 뒤로 시간이동을 한 미래에서 가져온 CCTV 속에서 자신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것을 막기 위해 시간을 추적한다는 내용이다. 최다니엘은 위험 속에서 시간이동 프로젝트에 집착하는 우석(정재영)과 대립하는 연구원 지완 역을 연기했다.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훈남 의사로 눈도장을 찍은 뒤 영화 '시라노: 연애 조작단'의 예측불허 의뢰인 상용, '공모자들'의 두 얼굴의 소유자 상호까지 차근차근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그가 이색 장르에 도전했다. 이번 영화는 '시라노…'를 함께 한 김현석 감독님과 두번째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다.

"사실 크랭크인 일주일 전에 다급하게 출연 제의를 받아서 개인적으로 연기에 대한 걱정이 컸지만, 연출을 맡은 김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출연을 결정했어요. 역시나 다행히 결과물이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아요. 만약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지도 몰라요."

영화가 끝난 후에도 우여곡절은 많았다. 지난해 여름에 촬영이 끝난 이 영화가 컴퓨터그래픽(CG)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이유로 개봉이 계속 늦춰져서다. 일 년 만에 관객에게 선보이게 됐다는 그는 "사실 촬영 당시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쑥쓰런 듯 미소를 지었다.

   
 

# 정재영 선배는 수다쟁이

그래도 촬영 당시 분위기만큼은 지금까지 했던 그 어떤 영화보다도 좋았다고 털어놨다. 한여름 두 달간 부산 해운대 근처의 한 숙소에 머물며 찍어 자연스럽게 단합이 됐다.

"해운대 바다 앞에서 술도 마시고, 마피아 게임도 하는 등 재미있게 놀면서 촬영했죠. 특히 재영 선배와 가장 친하게 지냈는데, 어느 날은 극중 연인으로 출연한 (김)옥빈이가 '남자들만 뭉쳐서 논다'고 투덜대더라고요. 하하하."

남자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 놀았냐고 묻자 "음담패설"이라고 너스레를 떤 최다니엘은 정재영에 대해 "촬영을 할 때는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하지만 평소에는 영화 속 '상남자' 같은 모습과 달리 수다도 많고 오지랖도 넓고 장난이 심하다. 특히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해서 매일 제 방 문을 두들기곤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배우들과 해운대에서 자유롭게 논 기억을 털어놓으면서 문득 9월 호평 속에 종영한 KBS2 2부작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에서 호흡을 맞췄던 보아를 떠올렸다. "보아가 어릴 때부터 연예계 생활을 해서 밖에서 자유롭게 놀아보지 못했어요. 드라마가 조금 더 길게 했다면 내가 누렸던 재미난 것들을 함께 해보고 싶었는데 안타까워요."

   
 

# 배역·실제 분리하는 편

라디오를 진행해본 경험 덕인지 비유를 적절히 섞어 논리적으로 말하는 말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5월부터 KBS 2FM '더 가까이 최다니엘'을 통해 생애 처음 DJ에 도전했던 최다니엘은 한달 전부터는 같은 채널의 '최다니엘의 팝스팝스'로 자리를 옮겨 말솜씨를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배역을 실제와 분리해서 생각하려고 하는 편인데, 배우라서 어쩔 수 없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청취자들의 이런저런 사연을 듣다 보면 냉수 먹고 속 차린 기분이죠."

겉으로는 장난기가 넘쳐보이는데 사람과 인생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젊은 혈기가 끓어오르는 이십대 답지 않게 꽤나 생각이 깊다. 관객을 끌기 위해 자극적으로만 포장한 영화들이 쏟아지는 요즘 영화계 현실에서 좋은 영향을 주는 영화를 보여 주고 싶은 게 목표란다.

"최근 제 위치에 대해 자각하면서 배우로서 패스트푸드 같은 작품을 선보이고 잇속을 챙기는 게 과연 좋은 걸까 하는 자문을 하게 됐죠. 이런 영화들은 1차는 소비자에게, 2차는 배우들에게 피해를 줘요. 돈보다 중요한 건 영화의 의도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늘 지키고 싶어요."/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사진/황정아(라운드테이블)·디자인/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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