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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LG화학 "바이오에 대한 주주들 우려 안다. 소통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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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이 3·4분기 매출 5조540억원, 영업이익 4609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LG화학

LG화학이 3·4분기 매출 5조540억원, 영업이익 4609억원을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누계로는 매출 15조1473억원, 영업이익 1조531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1%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4% 증가했다.

◆바이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그간 LG화학은 LG생명과학 합병을 두고 주주들에게 우려를 일으켰다. 바이오 사업은 장기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다. LG화학도 LG생명과학에 대한 투자를 연간 500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투자 대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예측은 어렵다. 뛰어난 신제품을 개발해 '대박'을 치면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큰 투자금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이오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사업으로 평가된다.

LG화학이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것은 기존 사업이 업계 1위를 안정적으로 지키고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었다. LG화학은 석유화학과 전지 정보전자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미국화학학회(ACS)가 발행하는 C&EN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글로벌 화학기업 1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화학회사 전체가 아닌 동종업종으로 계산했을 때는 업계 5위 기업이라는 평가다. 

◆기존 非화학 뚜렷한 실적 없어… 늘어나는 투자 부담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20조2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석유화학이 14조6000억원으로 76%를 차지한다. 비(非)화학인 전지와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비중은 각 12%에 그친다. 각 부문에서 전기차 배터리(25%)와 편광판(27%)이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실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 편광판은 LCD패널 전·후면에 부착해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하며 색을 구현하는 핵심 소재다.

중국의 저가 LCD 공세가 이어지며 LG화학 편광판 물량 대부분을 소화하던 LG디스플레이가 주력 제품군을 OLED로 선회했다. OLED에는 편광판이 들어가지 않기에 LG화학으로서는 악재를 만난 셈이다. 일본의 니토덴코, 스미모토 케미칼, 국내 롯데첨단소재 등이 증설을 추진하는 등 경쟁도 심화됐다. 때문에 LG화학은 중국 난징에 있는 편광판 생산라인을 기존 2개에서 연내 4개로 증설하려던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현재 3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LG화학은 LCD 시황을 살핀 뒤 4호기 증설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2차전지에 대한 투자가 지속된다는 점도 주주들에게는 고민거리다. 3분기 전지부문은 14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상반기에도 1조623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3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투자비용이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간 전지 부문의 수익 대부분을 소형 배터리가 낸 것을 감안하면 LG화학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들어가는 중대형 배터리는 ‘돈 먹는 하마’인 셈이다. 

▲ LG화학이 연내 전지부문의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예측했다. 사진은 이달 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에너지전시회 인터배터리에서 LG화학 모델들이 자동차용 배터리를 선보이는 모습. /LG화학

◆적자 지속되던 전지사업, 연내 BEP 맞춘다

정호영 CFO는 전지부분에서 올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이라고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올해 가이던스로 1조2000억원을 제시했고 이는 현재도 유효하다"며 "올해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거나 약간의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의 자동차용 중대형 전지 누적 수주금액은 36조원이 넘는다. 이 가운데 30조원 가량이 18종 이상의 차량이 출시되는 올해 말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그는 자동차용 배터리 관련 설비투자에 대해서도 "투자금액 회수에 6년가량 걸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적인 완성차 업체보다 1~4년 짧은 기간이다. 그가 밝힌 전지부문의 BEP 달성 조건은 연간 매출액 30% 증가다. 정 CFO는 "전지 부문이 3분기 연속 적자를 낸 만큼 BEP를 달성한다고 말하기 계면쩍은 면이 있다"면서도 "올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60%의 연간 매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양광 발전비용 감소와 신재생에너지의 부상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요도 늘고 있다. 강창범 LG화학 전지부문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전기 가격이 높은 국가부터 ESS 시장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으며 각국 정부도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며 "ESS용 배털 매출은 올해 작년 대비 60% 성장, 내년은 80%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배터리 5차 인증에 대해서도 "10월 말에서 11월 초 심사를 예상한다"며 "4차 심사에 이슈가 됐던 국제 인증규격을 충족한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투자자와 소통채널 강화하고 중장기 비전 공유

바이오 사업 진출을 둘러싼 주주들의 우려에 대해 정 CFO는 "최근 LG생명과학 합병을 추진하며 시장·투자자와 소통이 부족했음을 느꼈다"며 "합병과 별개로 소통과 투명성을 강화할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LG화학이 인수한 팜한농은 지난 2분기 22억원 영업손실에 이어 3분기에도 194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대해 정 CFO는 "인수 후 부실자산 정리와 충당금 추가설정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이들을 제거하면 매출 대비 3~4%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며 "팜한농은 비즈니스 특성상 상반기에 이익을 내고 하반기에 적자를 낸다. 이런 부분을 앞으로 잘 설명하겠다"고 당부했다. 내년 팜한농의 영업이익률은 5%로 예측했다.

LG화학은 향후 IR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보완하고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분기별 컨퍼런스콜 외에도 중장기 사업 방향과 사안별 계획을 공유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CFO는 "이번 일로 느낀 점이 많다"며 "최고 경영진도 소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테니 많은 제안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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